서울 가늘 길 1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5/21
서울 가는 길 1
내가 2022년 가을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기 훈련을 겸한 여행은 돌이켜 보면 무모하기도 했지만, 그 당시 겪은 경험은 아주 특별했다. 후일의 추억을 위해서 간단히 여행기를 적어둘 필요가 있다. 
내가 카메라 기사를 자처한 조모 선생을 부천에서 픽업을 한 다음 정박사 가족을 만나러 가기 위해 용인으로 향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비교적 차가 막히지 않아 약속 시간을 조금 넘긴 상태에서 정박사 가족을 만났다. 정박사의 아내는 베트남 사람이고, 외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품에서 자라던 아들이 한국에 와서 함께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제일 먼저 들른 곳은 2021년 6월에 내 책을 출판한 출판사를 방문하는 것이다. 세종시에 들를 즈음에는 땅거미가 어둑해지고, 신도시로 조성된 건물의 불빛들이 막 들어설 때이다. 지방에 이런 도시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행정도시를 만든 노무현 대통령 덕이다. 도로가 쭉쭉 뻗어 있고, 고층 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 외국의 도시를 방문하는 것 같았다. 출판사는 세종시 중심에 있어서 비교적 찾기가 쉬웠다. 이곳에는 편집장을 맡고 있는 대표의 아내 혼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내 책 10권을 카드로 결제했다. 바로 나와서 세종시 공무원과 개인 사업을 하는 정박사 페친을 만났다. 이들이 저녁을 후하게 대접해줘서 잘 먹고 근처의 카페에 들러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다. 정박사는 워낙 동선이 길고 많아서 곳곳에 페친들이 많다. 밤늦게 그들과 헤어져서 우리는 청주로 향해 그곳에서 1박을 했다. 
원래는 한남대에 있는 이모 교수와 충남대에 있는 양모 교수와 점심을 함께 해보려고 했는데 사전 약속이 안 돼 있어서 대전은 그냥 패스를 했다. 가는 차중에서 정박사와 나의 의견이 틀려 가지고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이제 40대 초반이지만 말싸움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유라시아 대륙을 순회하면서 필드 리서치 경험이 많은 지라 자신이 하는 일에서는 누구에게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대전 유성에 있는 충남대에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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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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