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선수 논란, 그 '토리이'는 정말 가게 주인 잘못일까?
2024/03/20
몇 달 전에 친구들과 함께 광주 남구 봉선동에 있는 '스페샬나잇트 봉선점'에 간 일이 있었다.
이곳은 이번에 논란이 된 광주 첨단지구 '보이저' 소재 스페샬나잇트 첨단점과 같은 사업주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당시 나는 이 가게의 메뉴판이 엔화로 돼 있는 걸 보고, 정말 솔직히 말해서 '같잖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함께 간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야, 무슨 메뉴판 가격 표시를 엔화로 해두냐. 엔화 내밀어도 되는 거냐?"
컨셉에 충실하고 말고를 떠나 고객을 불편하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엔화 환율을 적용하는지, 단순히 x10 해서 계산하는지에 대한 표기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그날 그 가게를 나와 그 가게에 대한 리뷰를 썼다면, 이 부분을 지적하며 "재방문 의사는 없다"는 멘트를 남겼을 것 같다.
나는 이후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았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안산 선수의 '매국노' 언급 이후 이 가게가 타겟이 됐음을 알게 됐다.
안선 선수가 이 가게 옆에 있는 '국제선 출발' 콘셉의 간판 사진을 올리며 "한국에 매국노 왜케 많냐"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렸다. 이건 변명의 여지 없이 잘못된 발언이었다. 이후 안산 선수의 게시물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해당 가게가 지목됐다.
나는 '도쿄올림픽 3관왕'이라는 불멸의 업적을 쟁취한 안산 선수가 숏컷을 한 어린 여성이자 공연히 전장연 등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선수임을 이유로 부당한 공격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일은 객관적으로 해선 안 될 일이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부당한 공격이 있음을 이유로 옹호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안산 선수도 사과의 의사를 밝히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언행으로 생업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분들이 받으셨을 피해와 마음의 상처는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이 점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깔끔한 사과였고 이 일이...
@ocean0220 저도 엔화 메뉴판과 토리이는 솔직히 굳이..? 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다만 안산 선수가 그걸 지목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굳이 그걸 꺼내와서 쟁점화시키는 방식으로 안 선수를 옹호하는 건 문제라고 봤습니다. 이번에 꽤 문제가 되었으니 토리이에는 변동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라면 갈 사람은 가고 안 갈 사람은 안 가는 보통으로 가게로써 영업이 계속 될 거 같네요
안녕하세요. 저도 이 사건을 토막토막 각각 다른 플랫폼에서 접해서 전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동규 님의 의견에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안산 선수의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트립 투 재팬이라는 컨셉에 꼭 토리이 조형물이 필요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를 비판하는 것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부정으로까지 이어질 일은 아닙니다만 굳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사에 토리이가 서 있는 것과 상업적으로 조성된 거리에 토리이를 설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가 아니려나요. 그게 아니어도 일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은 많을 텐데요.
@유한균 한균님 오랜만이네요! 말씀하신 부분들을 보면 그것들이 극단적 상황에서는 몰라도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에 대한 침해를 용납할 수 없고, 2024년의 한국사회에서 그 같은 주장들이 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팩트체크라는 측면에서 좋은 글입니다.
별개로 저 역시 요즘 고민하는 문제인데 일본 음식을 먹는다고 친일파를 외치거나, 팬더를 좋아한다고 친중이냐고 묻고, 운동권과 콜라와 나이키에 대한 레파토리가 단순히 취향을 단죄하는 문제가 아니라 호오와 시비를 구별 못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낙천주의 요새 세상이 점점 모든 일을 이런 사람들의 세력 대결로 귀결시키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 과정에서 과도하고도 무리한 옹호와 비난이 뒤섞이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일본 컨셉의 일식집을 보고 '매국노'라고 했던 안산 선수는
자신이 쓰는 양궁 조준기에는 일본제 장비를 부착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 것 역시 같은 잣대로 본다면 '매국노'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은 일치 하지 않는데다가
심지어는 다른 이의 생계의 수단을 물어뜯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안산 선수의 행동은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단순히 치기 어린 마음에 실수는 할 수 있으나
그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논란은 시들어 들지 않을 것 같네요.
괜한 자존심과 안산 선수를 추종하는 페미니스트 단체들 때문에
제대로 된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할까봐 그것도 염려되네요.
반성하고 사과하는 '멋진' 안산 선수의 모습을 기원합니다.
@노수현 앗 그건 그렇네요. 그 부분은 좀 더 찾아본 후 수정해 보겠습니다.
페북 친구가 아니라서 댓글을 달 수가 없었는데 여기에 답니다. 긴 글에서 매우 지엽적인 부분이겠지만, 제가 알기로 안산 선수는 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 올림픽에서의 페미여부 사상검증 요구 사태(?)를 거치면서 안산 선수가 젊은 페미니스트 여성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고요. 글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대립하는 세력들이 안산 선수를 빌미로 사과로 끝날 일을 자꾸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신승아 제 말이 그 말입니다ㅠㅠ 당사자와도 무관하게 온라인 내 여러 세력의 세력 싸움이 되어서 노출된 개인들만 고통받고 있네요.
정말.... 이 일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는 일인가 싶습니다.
건강한 사회라면 안산 선수가 사과한 이후로 다들 그만해야 하는데... 왜 이리 난리들인지요..
그냥 누구 하나 죽이고 싶어서 안달난 것처럼 보입니다..
페북 친구가 아니라서 댓글을 달 수가 없었는데 여기에 답니다. 긴 글에서 매우 지엽적인 부분이겠지만, 제가 알기로 안산 선수는 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 올림픽에서의 페미여부 사상검증 요구 사태(?)를 거치면서 안산 선수가 젊은 페미니스트 여성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고요. 글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대립하는 세력들이 안산 선수를 빌미로 사과로 끝날 일을 자꾸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