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노래하는 운명
베토벤이 노래하는 운명
학창 시절 점심시간에 방송부 활동을 하며 베토벤의 운명을 점심 음악 방송으로 내 보낼 때였다. 한 친구가 갑자기 방송실 문을 열고 대뜸 노래를 바꿔달라고 했다. 그 시절 괴팍했던 나는 이유를 물었고 점심시간 강당에서 피구 중이었는데 따다다단, 따다다단 그 부분에서 하필 자신이 아웃되고 공을 놓친다는 이유였다. 나는 단호하게 싫다고 대답하며 그 아이 면전에서 방송실 문을 닫았다. 운명의 시작이었다.
베토벤의 운명을 들을 때면 늘 그 기억이 떠오른다. 운명은 그렇게 다가온다. 벌컥 열리던 방송실 문처럼 예고 없이 갑자기 다가온다. 베토벤 운명을 처음 들었을 땐 부정적인 운명을 생각했었다. 내가 운명에 대해서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일들은 내가 노력해서 해낸 것이고 나쁜 일들은 필연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 후 나는 운명은 나쁘다고 생각하면 나쁘고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베토벤의 운명을 들으면 두근거리고 긴장이 되지 기분이 나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