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아버지

2021/11/01
 제 아버지는 어머니가 동생을 배에 품으신지 8개월 차, 돌연 직장을 그만 뒀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공부에 일가견이 있으셨던 아버지는 은행에 입사 당시 수석을 할 정도로 회사에서 인정 받았습니다만 모 은행의 과장이라는 그 당시로는 안정적이고 월급도 두둑히 주는 직장은 내려놓으신 뒤로는 여러 사업에 뛰어드셨죠. 

이런 아버지의 결심 뒤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돈이라는 동기부여가 있었습니다. 은행에서 일하면서 대규모의 돈이 사업에서 사업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고 아버지는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성이 차지 않으셨을 겁니다.  

어린 나이의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늦은 밤 색 바랜 형광등이 켜진 식탁에 힘없이 앉아있는 어머니의 등을 어루만지며 이번에는 잘 될 거라며, 계약만 성사되면 10억이던 20억이던 자신의 손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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