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는척하려고 의자 이름 외우고 다니지?

윤상철
윤상철 · 광고기획자 그리고 에어비앤비 호스트
2021/10/09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는 아는 '척' 하려고 그런 다기보다는 진짜 알고 싶어서 그러는 까닭이 크다. 분명히 책의 어떤 페이지에서 포스트의 어떤 글에서 봤던 의자인데 도무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때 너무 괴롭다. 지식이 달아나는 기분이 찝찝해서 서둘러 핸드폰을 켜고 정확한 정보를 검색한다. 그리고는 그 과정을 더욱 명확하고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옆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마치 사진이라도 찍는 것 처럼 지금의 대화를 통해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자하는 마음으로...
"이 의자 원래 이름이 뭔지 알아?"
"아니. 안 궁금해"

스티브 잡스가 사랑했다는 의자가 뭐길래
그는 스스로를 '바우하우스의 후예'라고 했다

내가 의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시기는 약 2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침 2019년은 바우하우스가 딱 100주년이 되던 해였는데, 자연스럽게 국내 곳곳에서도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이념이나 세계적 거장으로 평가받는 #바우하우스 출신 디자이너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와 볼거리들이 다양하게 기획되었다. 시대와 환경이 제공하는 풍요로움 속에서 많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접했고 그 과정에서 마르셀 브로이어, 미스 반데어로에 같은 거장들이 인류에게 기여한 걸작들을 외면하고 지나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바우하우스 이념이 지금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원래는 의자보다 건축에 대한 관심이 선행되었는데 내가 아는 상당수의 건축가들이 건축 설계는 물론 의자 디자인도 겸했다는 사실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고 무엇보다 흑백 사진 속에 담긴 그들의 모습이 미치도록 근사해 보인 까닭도 크다.

바우 하우스의 마지막 교장 미스 반데어로에와 그가 디자인한 'Mr.side chair'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와 그가 디자인한 'L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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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와 주거에 관심이 많아서 꾸준히 잘 살 궁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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