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 익어간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8/20
왜 이렇게 고추를 많이 심었을까.
오늘도 투덜대며 고추를 딴다. 하나 둘 빨갛게 익기 시작한 고추는 아침 저녁으로 따도 또 딸게 나올만큼 급속도로 익어가기 시작했다.
작년엔 겁도 없이 고추 모종 한 판을 샀다. 100포기가 넘었다. 생각보다 1포기에 열리는 고추의 양이 엄청나 빨갛게 된 고추를 따고 말리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었다. 물론 재미도 있었지만 아침에 햇빛에 내놨다가 저녁에 걷어들이는 일을 매일 반복하는게 여간 성가신게 아니고 힘도 들었다.
다시는 고추 많이 안 심어야지. 그렇게 단단히 결심을 하고 올해는 반 판만 심었다. 하지만 그것도 막상 고추가 조롱조롱 열리자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에공, 한 10포기만 심을걸. 그저 풋고추나 좀 따먹고 말걸. 왜 또 많이 심었을꼬.

작년엔 고추 말리느라 그 고생을 한 끝에 8근에 가까운 고춧가루를 얻을 수가 있었다. 내가 키운 고추로 고춧가루를 만들다니 감개가 무량했었다. 그것도 농약 한 번 안 친 무공해에다 순수 태양초가 아닌가.
비록 빠짝 덜 말려 고춧가루가 다소 거칠긴 했지만 먹는덴 아무 지장이 없었으니.
그 고춧가루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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