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기자도 보호받지 못한다, 이곳은 팔레스타인

김양균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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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우는지에 대한 해답은 쉽게 말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이 갈등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분쟁이라는 겁니다. 누구도 해결하고 싶지 않고 해결 의지도 없지만, 갈등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 방위군(Israel Defense Forces, 이하 IDF)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도시 ‘제닌(Jenin)’의 제닌 난민촌에 지상군 1000명을 비롯해 폭격기, 헬리콥터, 장갑차, 탱크를 투입했습니다. 20년 만에 대규모 공격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측의 공격 명분은 대테러였습니다만, 난민촌에 살던 수천 명의 난민들은 IDF의 공격으로 살 곳을 잃고 주변 도시로 피신해야만 했습니다. 난민이 다시 난민이 되고, 대를 잇는 난민의 발생. 그 증오와 분노는 더러 폭력과 테러의 형태로 다시 이스라엘로 향합니다. 그렇게 이팔분쟁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죠.
by YANGKYUN KIM
문제는 이런 끝없는 갈등이 ‘부수적인 희생’을 계속 발생시킨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이스라엘을 향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 성격의 시위나,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반격과 같은 갈등의 현장에는 의료진이 출동하기 마련이죠. 위험한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은 현지 의료기관 소속이거나 ‘팔레스타인 의료구호협회(Palestinian Medical Relif Society, 이하 PMRS)’처럼 팔레스타인 의료인이 주축이 된 단체에 소속된 자원봉사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 구호단체 소속의 의료진도 더러 있죠. 

이번 제닌처럼 대규모 갈등사태는 아니었지만 2018년 6월 가자지구의 금요 집회에서도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그들을 진압하려는 이스라엘 방위군 사이에 거친 충돌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특히 ‘라잔 알 나자르’ 간호사의 사망은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문을 가져왔습니다. 라잔 간호사는 PMRS 소속으로 자원봉사를 하던 중에 이스라엘 방위군의 총을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인이었던 고인이 가슴에 총을 맞았기 때문에 사망 직후 이스라엘 군의 조준 사격 의혹이 일었습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고인이 전선에서 인간방패 역할을 한다고 했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하마스와 연계된 테러활동에 라잔 간호사가 연계됐다며 이른바 ‘물타기’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라잔 간호사 사망 1년 후 PMRS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건물 곳곳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사진이 그때까지도 붙어 있었습니다. 모하메드 아부시 총괄책임은 제게 환자를 돌보던 의료인이 라잔 간호사 말고도 더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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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김양균 인증된 계정
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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