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교양인
전업교양인 · 생계를 전폐하고 전업으로 교양에 힘씀
2024/04/27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얘기는 누군가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짤막하게 쓴다. 

일단 페스티벌 금지는 합법적인 일이 되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수익성 행사에 외국인을 적법한 비자 대신 관광비자로 데리고 오는 일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이게 쟁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 쟁점을 정확히 드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질문을 바꿔 보자. 

"일본의 AV 배우를 출연시켜 성적인 참여 콘텐츠와 확장된 팬미팅 행사를 대규모로 벌이는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에 어떤 문제가 있으며, 이것은 반감이나 반대를 넘어 금지해야만 하는 일인가"라고. 

그러면 쟁점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다. 

(1) 일본의 AV 배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괜찮은가? 
(2) 성적인 참여 콘텐츠와 사진 찍기 등의 이벤트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3) 반감이나 반대는 있을 수 있다고 치더라도, 이게 금지라는 강력한 규제를 동원해야만 하는 일인가? 

이 세 가지 부분은 서로 얽혀있긴 하지만 임의로 나누어 본 것이다. 그리고 실은 이렇게 나누어 생각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왜 의미가 없고 논점을 흐릴 필요가 없는지 설명하기 위한 도구라고 보면 되겠다. 

(1) 일본의 AV 배우가 동원되는 건 그 자체로 핵심적인 사항이 아니다. 현재 국내법을 '외견상'으로 지키면서─그러니까 모자이크를 하면서─ 사실은 불법 영상 콘텐츠임을 (그러니까 실제 성교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며 성적 콘텐츠를 파는 플랫폼들이 만들어졌다. 포르노 산업의 성착취 문제라고 한다면 일본 AV 배우 대신 이 국내 플랫폼의 인물들을 대체한다고 해도 여전히 같은 문제일 것이다. 이런 신규 플랫폼의 배우들이 아니라 기존의 섹시 콘텐츠 크레에이터, 그러니까 적당한 노출의 사진과 영상을 판매하거나 인터넷 방송의 BJ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도 여전히 같은 문제일 것이다. 

(2) 그렇다면 역시 행사의 내용, 참여 콘텐츠 같은 이벤트의 성격이 문제일까? 그런데 의외로 이것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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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할 건 무엇인지 고민하다 자기 한 몸 추스리는 법을 잊어버린 가상의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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