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응급실 난민 현상, 해결책은 없는가?

박종훈 인증된 계정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2023/04/05
출처: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응급의료 체계는 지역별 연계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져 있다. 최소한 형식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듯이 응급의료 체계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문제는 다른 분야에서는 이해할 만한 정도의 일이 응급의료에서는 때를 놓쳐 소중한 생명을 잃게 만드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각할 수밖에 없다.

2016년에 교통사고로 전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갔던 어린아이가 끝내 사망한 사건이 있다. 해당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해 응급 수술을 해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헤매다 수도권 병원까지 왔으나 결국 사망했다. 보도된 자료에 근거해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최소한 전주 일대에서는 응급의료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문건상으로 전북대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담당할 당직 교수는 당시 타지에 있었고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늘 그런 것은 아니라 해도 우리의 응급의료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10대 청소년이 4층 건물에서 떨어져 다발성 골절을 입고 응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다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 상황의 반복이라 할 만하다. 분명 문건상에 존재하는 응급의료 체계는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다급하게 연락해서 알아본 7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마다 여유 병상과 해당 분야 전문의가 없어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했으니 우리의 응급의료 체계는 언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한 군데라면 몰라도 7곳의...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고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입니다. 전공분야는 종양학이며 의료제도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1
팔로워 8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