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프로젝트] #6. 꿈꾸지 않으면 (1999년, 고3)
2023/10/01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는 처음 이 노래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려내렸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서이초 교사 사건에서 추모곡으로도 쓰인 이 곡은 5월 5일, 어린이날 티비를 보다 엉엉 울던, 고3이었던 나를 매번 소환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고3 어린이날 식구들은 없고 나 혼자 안방에 있다. 안방 창문으로 햇살이 길게 드는 아마도 11시쯤 되었을까. 옆집과 50센치 간격으로 세워진 옹벽에 시야도 절반쯤 가렸던 창문인데, 그 순간은 환하다고 느껴졌다. 그 나무 창틀과 불투명한 창문과 베이지 색의 엷은 광택이 흐르는 커튼의 꽈배기처럼 꼬여진 형이상학적인 자수 문양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 순간 그 장소에, 열아홉의 내가 앉아 창문틀 바로 밑 화장대 겸 수납장에 놓인 티비를 보고 있다. 티비를 보다가 주루룩 눈물이 흐른다. 그러다가 엉엉 통곡을 한다. 슬픈 영화였냐고? 어이 없게도 내가 보고 있던 것은 다큐멘터리였다.
아침조례 시간. 시를 읽는다. 생경하다. 다큐 화면을 보고 있는데 너무 낯설어 현실적이지 않다. 무미건조하게 공지사항을 말하고 실장 인사. 하면 차렷, 선생님께 경례. 선생님 감사합니다. 일제히 구령하는 나의 교실이 오버랩되며 갑자기 눈앞에 뿌얘진다.
학기말 성적표에는 석차도 등급도 없다. 대신 학생에 대한 시가 쓰여진다. 초등부터 고등까지 같은 교사가 같은 학생을 가르치며 학부모-학생-교사가 삼위일체가 되어 학생...
말과 글의 힘을 믿습니다.
교육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꿉니다.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선량한시민 님의 말에도 동의합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고 꿈을 꾸지 않으면 그 꿈에 닿으려 몸이 부서져라 애쓸 필요도 없겠지요. 꿈꾸지 않고 평온한 일상을 사는 것이 오히려 지혜로운 삶일 수도 있어요. 어떤 삶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거구요.
꿈을 꾸지 않으면, 절망도 낙담도 없을것 같아요!
꿈이란 것은 사실 희망고문하는, 의미없는 집착을 유도하는 녀석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