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구약)의 성격과 역사
2023/03/21
『사이비 교주들이 좋아할 만한 성경 구절』 집필에 앞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다양한 문학 장르가 혼합, 편집되어 있는 바이블은 기독교인 사이에서 책 자체를 신성시하는 경향마저 있어 사이비 교주들이 피해자를 현혹하기에 아주 적합한 도구이다. 텍스트랑 장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용하면 맹독이 되는 법인데, 바이블은 심지어 초대형 베스트셀러라 더 위험하다. 예수 그리스도 이전의 기독교 경전 즉 구약의 변천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구약 경전의 저자군
구약은 1천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최소 네 가지 저자 그룹이 관여하여 창작된 문서이며, BC 500년을 즈음하여 편집되어 BC 200년경 오늘날의 구조와 형태를 갖추었다.
고대 근동(중동) 지역에서는 신을 엘אל이라 불렀다. 엘로힘은 엘의 복수형으로 ‘모든 신’ 또는 ‘엘의 가족’을 뜻한다. 근동 지역의 국가와 민족은 대부분 다신교 문화였다. 그 속에서 하층민 출신 부족의 연합이 유일신 신앙으로 국가를 이루었는데, 이들이 바로 오늘날 이스라엘의 조상이다.
BC 15세기부터 이집트 제국을 탈출하기 시작한 히브리 계층은 부족연맹체 시기를 거쳐 왕국을 이루어갔다. 이집트 제국은 점점 쇠약해지며 제20왕조 파라오 람세스 11세에 이르러서는 급기야 정복자 위상에서 피정복자 위상으로 추락한다. 람세스는 ‘라의 아들’이란 뜻으로 ‘라’는 태양신의 이름이다. 덕분에 이스라엘의 조상은 왕국을 이룰 수 있었다. 사울은 왕이라기보다는 총사령관에 가까웠고, 북쪽 지방과 유대 중심의 남쪽을 차근차근 통일시킨 다윗(BC1030~970)과 그 뒤를 이은 솔로몬(BC990~931) 딱 2대로 끝나버린 짧은 통일 왕국이었다.
왕국 시기에 바이블 집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조상으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전승을 역사서처럼 정리했다. 성서학자들은 신을 야훼JHWH/YHWH라는 고유명사로 부르는 이들을 야훼이스트Jahweist/Yahweist라 부른다. 유다 지방 출신으로 추정되며 살렘(예루살렘)을 성지로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