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8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글들은 항상 자의적인 가치판단과 사실판단을 뒤섞어버린다.
1. 혐오를 자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첫번째 오류다.
1. 혐오를 자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첫번째 오류다.
흔히 여성은 약자이고, 남성은 강자이기에 여성이 쓰는 과격한 구호는 혐오가 아니고 남성이 쓰는 과격한 구호는 혐오라는 주장이 있다. 아마 이러한 전제를 근거로 해당 논지를 전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납득하기 어려운 명제이다. 혐오 표현은 약자든 강자든 혐오 표현은 그 자체로 혐오 표현인 것이지 사용 주체가 혐오 표현을 정의하지 않는다. 혐오 표현 사용자보다 혐오 표현의 대상자를 중심으로 혐오 표현을 규정하는 것이 맞다.
글쟁이를 지망한다는 rain&sunny님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납득하기 어려우면 어떤 전제는 틀리게 되는가? 이런 것이 바로 자의적인 판단이다. 혐오는 누가 누구를 기분나쁘게 하는 욕설이나 비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혐오는 약자와 강자의 구도를 떠날 수가 없다. 그것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차별하는, 사회구조 속의 일방적인 착취와 폭력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흑인이 백인에게 "White"라고 하는 게, 백인이 흑인에게 "Nxxxx"라고 부르는 것처럼 혐오가 되는가? 백인 개개인은 그렇게 불리는 게 불쾌하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혐오라는 사회적 개념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혐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멸시가 아니라 사회적인 권력 차에서 기인하는 횡포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인 권력이 없으면 혐오라는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
당장 DBPIA에서 '남성혐오'를 검색만 해보아도 관련 내용을 다루는 수많은 논문(586건)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남성혐오표현과 여성혐오표현의 상호작용 연구 - 반사형(反射型) 혐오표현을 중심으로>이 있다. 도대체 학술적으로 인정 받지 않았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내가 역으로 묻고 싶다. 어떤 논문의 제목으로 쓰인다는 것이 남성혐오란 표현이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인가? 주디스 버틀러의 말을 인용해보자. "혐오 발화의 수행적인 힘은 개별 주체에게서 나오는 ...
당장 DBPIA에서 '남성혐오'를 검색만 해보아도 관련 내용을 다루는 수많은 논문(586건)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남성혐오표현과 여성혐오표현의 상호작용 연구 - 반사형(反射型) 혐오표현을 중심으로>이 있다. 도대체 학술적으로 인정 받지 않았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내가 역으로 묻고 싶다. 어떤 논문의 제목으로 쓰인다는 것이 남성혐오란 표현이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인가? 주디스 버틀러의 말을 인용해보자. "혐오 발화의 수행적인 힘은 개별 주체에게서 나오는 ...
@K Min 좀 피곤하네요. 자 일단, black과 white 에 대한 곡해부터 바로잡습니다. 지칭이 아니라 호칭입니다. 흑인 혹은 백인이라는 지칭이 아니라요. 사람을 부를 때 sir나 excuse me 로 상대를 호출하는 대신 hey, black! 이라고 사람을 부르는 경우입니다. 이게 모욕이 안된다고요...?
제가 그 아래 아예 한국인이 한국에서 베트남이나 필리핀 사람에게 국적으로 호칭을 부르는 것과 그 반대의 사례도 첨부해놓았습니다. 제가 "인종주의적 호칭"의 파괴력이 동일하냐고 있는 그대로 제 질문의 의도를 적어놓았는데 이 부분은 또 누락합니다. 왜 이걸 지칭이라고 혼자 곡해하고 그걸로 잘난 척을 합니까?
그 쪽과의 대화가 전반적으로 이런 형식으로 흘러갑니다. "팩폭"에 심취해서 타인의 말을 이해를 못하고 자꾸 혼자 "오폭"을 하는데, 이걸 제가 계속 첨삭하면서 대화를 이어가야한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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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도 있고 남혐도 있지만"의 정의가 자의적이라는 걸 제가 굳이 또 풀어서 설명해야할까요? 여성혐오를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신 걸 자꾸 저에게 자의적으로 "여혐도 있고 남혐도 있다"고 쌍방 구도로 만드는 게 사회적 권력 구도에 대한 몰이해라고 제가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 혐오라는 단어가 이해하기 어려우시면, 차별이라고 전환해도 무방합니다.
논지전개를 자꾸 사전적 개념에 의존해서 하니까 계속 도돌이표가 됩니다. 여성혐오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하셨죠? 자 그럼 "남혐"이 왜 성립되지 않는지 제가 든 사회현상으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혐오라는 건 단순하게 성별이나 인종 기반으로 누가 누구를 싫어하고 배제하는 부정적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사회적 위계에 따라 작동하는 거라고 제가 설명하는 것입니다.
혹시 여자 택시기사가 남자 손님을 아침에 "재수없다고" 탑승 거부하는 경우를 보셨습니까? 어떤 회사에서 남자라는 이유로 서류 점수 조작을 하고 서류나 면접과정에서 다 탈락시켜버리는 경우는? (남자들이 남자라서 취업을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합니까?) 남자들은 다 죽어야한다면서 연쇄살인을 하는 여자나 헤어지자는 이유로 전남친을 죽이려하는 여자들의 존재는? 한국의 성범죄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 비율을 지금 당장 검색해보십시오. 그건 본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적 해악이 더 크다" 정도가 아닙니다. massacre나 exploitation의 개념에 두고 쌍방 집단이 서로 총질을 하는 것처럼 묘사를 하니 제가 "인셀적 사고"라고 굳이 지적을 하는 것입니다. 여성은 남성혐오를 할 수조차 없습니다. 남성이라고 탑승 거부를 하거나 회사 채용에서 불이익을 줘야하는데 여성에게 그런 권력이 주어진 적이나 있나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죽이거나 착취하고 배제하는 현상이 너무 압도적이라는 건데 (이 말을 또 이해못하고 어디 사전에서 붕뜬 개념을 긁어올까봐 예를 듭니다. 늦은 밤 엘리베이터에 서로 모르는 남자와 여자 단 둘이 탔을 때 어느 쪽이 긴장하고 불편해할 것 같습니까?) 이걸 무슨 남자도 여성혐오를 하지만 여자도 남성혐오를 해~ 라고 굳이 쌍방구도를 만들려고 하니 그게 택도 없는 소리라는 겁니다.
사회에서 이 일방성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냐고요? 네. 보편적입니다. 이것이 보편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본인의 사회적 감각을 의심케 한다는 걸 모르실까요? 여성의 사회적 약자성, 이를 착취하거나 공격하는 남성의 압도적 권력을 인지하고 이를 최소한이라도 보완하려고 하는 건 아주아주 보편적인 감각입니다.
"매춘"은 성매매를 가리키는 단어인데 왜 우리는 곧바로 여성이 자신의 성을 판매하는 걸 생각합니까? "포르노"라고 했을 때 왜 우리는 대다수의 배우나 작품이 여성이라고 전제합니까? 왜 "뚜쟁이"들은 남자이고 구매자들도 남자일 거라고 먼저 인식을 하게 될까요? 여자한테 "창녀"라고 모멸하는 것과 남자한테 "창남"이라고 모멸하는 것이 과연 어느 쪽은 강하고 약하고로 상대비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전자에 비하면 후자는 욕으로 쓰이는 경우가 극도로 적고 아주 최근에 생긴 용어입니다. 이 용례의 역사성이나 양적 측면에서 그냥 게임이 안되는데, 어떻게 "어느 한 쪽의 상대적 해악이 더 크고"라는 비교를 할 수가 있나요?
남성 연예인들은 자신의 성기가 얼마나 크고 상대방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짓궂은 농담을 합니다. 혹시 여성 연예인들이 자신의 성기를 자랑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으세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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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무감각해도 사회에 만연한 이 감각을 느끼지 않는 게 오히려 어렵습니다. 그건 한국사람들은 반일감정을 공유한다거나, 키가 큰 남자가 키가 작은 남자보다 연애하기 유리하다는 그런 감각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사회에 보편적으로 퍼진 이 감각을, @K Min 님은 계속 부정하며 그것이 일부 좌파나 페미니스트들에 의해서만 공유되는 감각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엄연히 보편적인 사회현상을 어떤 학술적 개념인 것처럼 자꾸 자의적으로 정의를 하고 그것이 일부 마이너리티들에 의해서만 공유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이러면 설명하는 쪽이 깝깝해지죠. 한국에서 징병제가 남자들한테 어떤 감각인지 아예 모르는 것 같은 겁니다. 여성혐오현상이 아니라, 여성혐오혐상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반응하는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갖춰졌습니다. 그런데 그걸 본인이 못느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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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게 뭔지 아세요? @K Min 님은 계속해서 사전적 정의에 의존합니다. 혹은 온라인 상의 논쟁적 사례들을 가지고 옵니다. 여성의 남성혐오, 아시안의 백인 혐오라고 규정짓고싶어하는 사건들이 다 그런 식의 사이버 세상에서의 논란들입니다. 어떤 커뮤니티, sns, 언어적 세계에서의 모욕에 다 그치는 것들 뿐이죠. 제가 그래서 인셀적 세계관이라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에 세계관을 훨씬 더 크게 둘 때만 가능한 착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살아있는 인간의 몸과 경제에 치명적 위력을 가하는 사건들은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유물론적인 혐오에 대해서는 전혀 반응을 못하거나 인용을 못하시죠. 그래서 현실에서 압도적으로 성별 쏠림이 관측되는 착취적, 폭력적 사례들에 대해서는 또 별말을 안합니다. 그저 온라인에서 남자와 여자가 투닥대니 그것이 마치 쌍방의 혐오가 충돌하는 것처럼 인지하는 거죠.
저는 이 논쟁 자체가 그냥 우습고 유치합니다. 저는 세계를 어떤 사건이나 실제 사람이 아니라, 온라인상의 개념이나 사전적 정의로만 이해하려는 분들을 제가 고생해서 설득할 생각이 없습니다. 계속 제 글을 오독하면서 일장연설을 늘어놓기 전에, 당장 제가 원글을 썼던 핵심 사건인 "넥슨 손가락 남혐 망상 자해공갈 사건"을 분석하면 본인이 주장하는 "남혐도 있고 여혐도 있다"가 얼마나 허망한 소리인지 좀 알게 되실텐데요. 진짜로 여기까지 합니다.
@ 백인에 의한 흑인 및 아시안을 향한 멸시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사회적 해악이 훨씬 더 크다고 하셨죠. 왜 그런 것 같습니까? 대꾸 안하셔도 됩니다. 그냥 혼자 생각해보시고, 신문 사회면 좀 열심히 읽으시길 바랍니다.
@써몬
우선 도대체 제가 여지껏 쓴 댓글들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읽었길래, 여성혐오(misogyny)현상의 존재 자체를 제가 부정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는지 난감하면서도 궁금하네요.
님이 언급한 여성혐오(misogyny)의 여러 사례들은 과거 널리 존재했거나 지금도 존재하는 현상이고 (택시기사들의 첫손님으로 여성기피 등), 전 이걸 여성혐오현상이라 부르는데 전혀 이의도 없을 뿐더러 제가 써온 댓글 어디에도 여성혐오현상의 존재를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첫 댓글에서 소개한 메리언-웹스터 영어사전의 misogyny에 대한 뜻풀이에 비추어봐도 여성혐오사례로서 님이 거론한 것들은 누가 봐도 모두 "hatred of, aversion to, prejudice against women"에 딱 들어맞는 것들입니다. 메리언-웹스터 영어사전의 뜻풀이를 소개한 쪽은 님이 아니라 당장 제 자신인데, 님이 거론한 예들이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제가 믿을거란 결론을 도대체 어떻게 도출한 건지 이해가 안되네요.
지금 이 논쟁에서 논점이 되는 건요, 그게 인종주의건 어느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건 간에 님처럼 "혐오라는 것은 ..... 사회적 권력차에서 기인하는 횡포의 일부분"라고 말하며 사회적 강자 집단과 약자집단의 권력관계의 존재를 그 현상의 전제조건로 놓는 것이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인가라는 겁니다.
이전 댓글에 이어 재차 지적합니다만, Racism = Prejudice + Power과 같이 사회적 강자와 약자 집단이란 권력관계를 인종주의의 구성요건 중 하나로 보는 한, 미국에서 동아시아계든 흑인이든 백인에 대해 어떤 발언과 행위를 하건 '용어의 정의'상, 그건 인종주의 발언과 행위가 될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님처럼 사회적 권력차에서 기인하는 횡포의 일부분라며 권력관계를 혐오의 구성요건 중 하나로 규정한다면 약자집단에 속하는 여성들이 남성에 대해 뭐라고 하건 그건 '용어의 정의'상 혐오표현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어느 것이든 이 약정적 정의들은 특정 이념 정파(미국내 좌파, 페미니즘)에만 국한되어 수용되는 것들이라 이것들이 사회 보편적으로 수용, 합의되어 있는 것인마냥 주장하는 건 단순히 사실관계에 어긋나는 주장이란 겁니다.
예를 들어, 수년 전 논란이 되었던 윤지선의 '한남유충' 논문도 혐오에 대한 님의 정의대로라면 용어의 정의상 혐오논문이 될 수 없고, 또 그 정의가 사회에 보편적으로 합의•수용되어 있다면 문제의 논문이 언론을 타며 세간의 화제가 됐을 때 혐오 논문이라며 비판 여론이 일고 논문철회가 되는 등의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겠죠.
그래서 님과 달리 사회적 권력관계와는 무관하게 특정 집단에 대해 증오, 멸시, 편견, 비하의 의도가 담긴 발화나 행위라면 그건 혐오라고 규정한다고 해서 그게 님의 규정보다 더 자의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겁니다.
둘째 님이 든 예시를 왜 안 썼냐면, 그건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에게 black이라고 하면 인종주의적 모욕으로 간주된다고 전제하고 쓴 예시인게 실제론 그렇지 않거든요.
역으로 흑인이 백인에게 white란 단어 쓴다고 인종주의적 모욕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에게 black이라고 하면 인종주의적 모욕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안 쓴겁니다. 안 믿겨지면 당장 트위터(X)에 'blacks' 및 'whites' 단어 들어간 트윗들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미국에서) 백인에 의한 흑인 및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적 모욕을 가한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에 비해 사회적 파장이 다르지 않냐라고 했는데, 물론 사회적 파장이 다르죠. 왜냐면 일반적으로 전자가 후자보다 그 사회적 해악이 더 크니까요.
마찬가지로 여혐도 있고 남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적 강자집단에 속하는 남성의 여성혐오가 남혐보다 그 사회적 해악이 더 크다란 주장을 하는거라면 이의가 없는데, 님 주장은 그게 아니죠? 님의 혐오 규정대로라면 남혐은 용어의 정의상 있을 수 없는데, 님은 이런 페미니즘 진영만의 혐오 정의를 마치 사회 보편적으로 수용된 정의인양 주장 및 착각하고 있다는 게 지금껏 누누히 말한 제 논지임.
4)의 인셀이 어떠네 하는 얘기는 "내 말에 딴지 걸면 다 빨갱이"와 같은 수준의 언설이기 때문에 반론할 가치조차 없구요, 마지막으로 5)에 관련해 말하자면 제가 부정한 건 다시 말하지만 여성 혐오 현상의 존재가 아니라 여성 혐오에 대해 님의 페미니즘식 규정이 보편적으로 수용되어 있단 님의 주장 및 믿음입니다.
@K Min 제가 쓴 글의 논지를 고의로 곡해하시는 분이 이런 말을 하니까 황당하네요. 무지는 순수하다고 해서 관용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훈계만 하려는 태도와 결합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1. 여성혐오의 개념을 반박하시려는 분이 여성혐오적인 사건인 넥슨 손가락 망상 자해공갈 사태에 대해서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전제를 까는 것 자체가 굉장히 편의적이고 본인이 논쟁의 맥락을 취사선택한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2. 논쟁에 익숙하지 않으신 것 같은데, 일단 제가 든 예시와 그 성격이 전혀 다른, 강도 높은 모욕적 언사를 굳이 끌고 올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백인을 향해 다른 인종들이 모욕면죄부가 발부되었다거나 백인이 자신의 인종을 향한 편견과 부당한 공격에 입닥치고 있어야 한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일부러 하신 건 아니겠지만, 또 취사선택을 하셔서 반박을 하시니 마지막 문장을 다시 복붙해드립니다.
"왜냐하면 혐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멸시가 아니라 사회적인 권력차에서 기인하는 횡포의 일부분이기 떄문이다."
지금 본인이 든 예시는 아시안이 백인을 향해 폭언을 했고 이 또한 인종주의로 구분된다는 근거입니다. 그럼 당연히 그 뒤에 따라와야할 주장이 있는데 그건 또 생략을 해놓아서 제가 묻습니다.
그럼, 백인이 흑인이나 아시안을 인종적으로 평가하고 모욕하는 것과, 흑인이나 아시안이 백인을 인종적으로 평가하고 모욕하는 것의 사회적 파장이 동등합니까?
왜 제가 든 예시를 놔두고 본인이 엄한 예시를 들고 오는지 모르겠네요. 다시 에를 들어드립니다.
백인이 흑인에게 n word로 모욕하면, 흑인은 백인에게 white라고 불러서 상호 동등한 모욕의 교환이 가능합니까? 백인이 흑인에게 black이라고 하는 것과 흑인이 백인에게 white라고 부르는 것은 동일한 파괴력을 가진 인종주의적 구분입니까?
이해가 안되실까봐 한국의 예로 새로 들어드립니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베트남 사람이나 필리핀 사람에게 "동남아!"라고 부르는 것과 한국에서 베트남 사람이나 필리핀 사람이 "코리아!" 라고 부르는 게 동일한 인종주의적 호칭인가요? 곡해하지 마시라고 첨부합니다. 도덕적 측량이 아니라, 사회적 측량을 묻는 겁니다.
3. 저는 페미니즘을 포함해서 어떤 사회적 위계와 그에 따른 불평등, 부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늘 사회적 감각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지금 본인의 댓글도 전체적인 논지를 사전적 개념의 다툼으로만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여성혐오는 너네 페미니스트들끼리의 자의적 용어다
- 인종주의와 여성혐오를 동치시켰는데 인종주의는 다른 사전에 보면 이런 개념이다
본인 주장에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한 논거가 아예 들어가질 않습니다. 저나 다른 사람들이 여성혐오를 개념으로만 접한 게 아니구요. 분명히 실증적으로 관측 가능하고 경험되는 사회현상들이 있는데, 이 현상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묶었을 때 여성혐오란 개념에 들어맞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성혐오란 개념은 택시기사들이 (안경쓴) 여자 손님은 첫손님으로 태우면 재수가 없으니 안태운다고 하거나, 남자는 밖에서 담배를 피워도 되지만 여자가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 그건 싸가지없는 짓이라고 하거나, 경찰이나 의사나 교사나 작가같은 직업군들에 여성이 종사하면 "여"라는 성별을 꼭 직업군 앞에 붙이거나, 한국 금융권에서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여자들만 떨어트리거나 하는 사회적 현상들에서 공통으로 읽혀지는 사회적 인식과 편견에 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었죠. 여성혐오의 부재를 실증적으로 증명해내면 각 대학에서 교수님으로 모셔갈거라고.
4. 정치적 진영론을 이야기하시니 저도 진영론으로 그 족을 구분해볼까요? 미안하지만 여성혐오에 적대적이고 사전적 정의로 모든 사회현상을 전부 부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이른바 인셀들의 특징입니다. 본인이 인셀인지 아닌지는 제가 알 길이 없으나 지금 펼치는 논지 자체가 대단히 인셀적 사고라는 것은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5.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토록 여성혐오적인 사건인 넥슨 손가락 망상 자해공갈 사태를 두고서도 핵심 사건에 대해 말하지는 않고 여성혐오는 부정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근거 이전에 논쟁에 대단히 불성실하게 임하는 것입니다. 사회의 총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너무 사전적 정의에 의존하지 마시고 실체가 있는 교류로 감각을 더 키우시길 권해드립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써몬 제가 쓴 댓글의 논지를 고의로 곡해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상황이 불확실할 때는 선의의 해석을 하는 것이 원칙이니까 후자의 경우라 생각하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전 넥슨 사태 자체에 대해 말을 얹은 적이 없고 그 점은 댓글 모두에서 분명히 밝혔습니다.
제가 정작 다룬 건 님이 이해하는 여성혐오(misogyny)란 말의 정의, 즉 "약자 집단과 강자 집단의 권력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그 정의가 실은 특정 이념 (페미니즘)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약정적 정의(stipulative definition)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님이 본문에서 인종주의를 사례로 들고 있기 때문에 인종주의의 정의를 우선 그 구절을 인용해서 재차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드릴게요.
"흑인이 백인에게 "White"라고 하는 게, 백인이 흑인에게 "Nxxxx"라고 부르는 것처럼 혐오가 되는가? 백인 개개인은 그렇게 불리는 게 불쾌하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혐오라는 사회적 개념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혐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멸시가 아니라 사회적인 권력 차에서 기인하는 횡포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라고 쓰셨죠.
이건 수년 전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 저널리스트인 사라 정(Sarah Jeong)이 쓴 백인 관련 트윗들이 반백인 인종주의 발언이란 논란에 휩싸였을 때 사라 정에 대한 옹호 논리 중 하나로 동원된 논리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많은데 특히 두어개 예를 들면 이런 게 있었죠.
1. Are white people genetically prediposed to burn faster in the sun, thus logically being only fit to live underground like grovelling goblins.
2. White people stopped breeding. You'll all go extinct soon. This was my plan all along.
이런 식의 트윗들을 미국에서 어떤 백인 저널리스트가 흑인이나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공공연히 시시때때로 올렸다면 인종주의자로 낙인 찍혀 사회적으로 매장됐을거란 건 빤한 건데, 같은 식의 말을 비백인이 백인에게 한 사라 정의 발언의 경우, 이건 인종주의 발언이 아니란 논거 중 하나로 동원된 게 R = P + P 라는 진보•좌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인종주의의 약정적 정의이었죠.
이건 Racism(R)이란 인종적 편견(Prejudice)와 사회적 약자집단과 강자집단이란 권력관계(Power relation)이란 두 요소가 결부될 때 생겨난다는 도식인데, 1970년대 처음 나온 이 정의는 (주로 미국내 흑백갈등문제와 관련해) 흑인 등 인종적 소수자 집단은 백인에 개해 어떤 발언, 행위를 하더라도 '용어의 정의상' 인종주의적 발화 및 행위가 되기란 불가능하단 논거로 지금껏 미국 좌파들이 쓰고 있어요.
이 도식에 따르면 흑인 등 인종적 소수자 집단은 인종 집단간 권력관계에서 약자 집단에 속하므로, 무슨 말과 행위를 하건 인종적 약자 집단에 속한 이상 인종주의적 발언 및 행위가 될 수 없단 논리적 결론이 도출되죠.
근데 이 인종주의 정의는 미국내 좌파, 그나마도 전부도 아닌 일부에서만 통용되는 약정적 정의이지 미국 사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가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거야말로 자의적인 규정이죠.
R = P + P 말고 보다 상식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인종주의의 정의는 예를 들면 EU에서 말하는 이런 거죠.
"publicly inciting to violence or hatred directed against a group of persons or a member of such a group defined by reference to race, colour, religion, descent or national or ethnic origin;"
https://home-affairs.ec.europa.eu/networks/european-migration-network-emn/emn-asylum-and-migration-glossary/glossary/racism_en
물론 이 규정에서 인종 및 민족, 종교 집단 간 권력관계에 대해선 일언 반구도 없고, 따라서 이 정의에 따르면 앞서 사라 정의 트윗들은 영락없는 반백인 인종주의 발언이 됩니다.
님이 견지하고 있는 여성혐오(misogyny)란 말의 정의도 미국 좌파들이 인종주의를 새롭게 규정한 R = P + P란 도식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진영 내에서만 동의된 '약정'에 불과하지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다"와 같은 어떤 객관적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정의가 아닙니다.
결국 님이 견지하고 있는 여성혐오(misogyny)의 정의도, 님이 자의적이라 비판하고 있는 정의보다 자의성이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는 규정이에요. 자기가 믿는 이념에 대해 객관화가 안되어있단 말도 그래서 한 말이구요.
@K Min 본인이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단한 근거처럼 이야기하는데, 그건 논리가 아닙니다. 그럼 현재의 가부장제나 여성혐오가 단지 일부의 주장이거나 비현실이라는 걸 증명부터 하셔야할텐데 그걸 해내실 수 있다면 대학교수 정도가 아니라 21세기 최고의 석학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해당 이슈에 대해 말을 얹을려면 그 이슈가 어떤 이슈정도인지는 좀 찾아보는 성의를 보이길 바랍니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일단 네 주장의 전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댓글을 달기 전에요. 피곤합니다.
논리정연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요근래 논리는 커녕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글들을 너무 많이 봐 와서 돌아버릴 지경이었어요. 감사합니다.
메갈리아에 관한 시선은 그다지 탐탁치 않으나 나머지 발언들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리정연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요근래 논리는 커녕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글들을 너무 많이 봐 와서 돌아버릴 지경이었어요. 감사합니다.
메갈리아에 관한 시선은 그다지 탐탁치 않으나 나머지 발언들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