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몬
써몬 · 글로소득은 가능한가요
2023/12/08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글들은 항상 자의적인 가치판단과 사실판단을 뒤섞어버린다. 

1. 혐오를 자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첫번째 오류다.

흔히 여성은 약자이고, 남성은 강자이기에 여성이 쓰는 과격한 구호는 혐오가 아니고 남성이 쓰는 과격한 구호는 혐오라는 주장이 있다. 아마 이러한 전제를 근거로 해당 논지를 전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납득하기 어려운 명제이다. 혐오 표현은 약자든 강자든  혐오 표현은 그 자체로 혐오 표현인 것이지 사용 주체가 혐오 표현을 정의하지 않는다. 혐오 표현 사용자보다 혐오 표현의 대상자를 중심으로 혐오 표현을 규정하는 것이 맞다.

글쟁이를 지망한다는 rain&sunny님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납득하기 어려우면 어떤 전제는 틀리게 되는가? 이런 것이 바로 자의적인 판단이다. 혐오는 누가 누구를 기분나쁘게 하는 욕설이나 비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혐오는 약자와 강자의 구도를 떠날 수가 없다. 그것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차별하는, 사회구조 속의 일방적인 착취와 폭력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흑인이 백인에게 "White"라고 하는 게, 백인이 흑인에게 "Nxxxx"라고 부르는 것처럼 혐오가 되는가? 백인 개개인은 그렇게 불리는 게 불쾌하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혐오라는 사회적 개념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혐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멸시가 아니라 사회적인 권력 차에서 기인하는 횡포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인 권력이 없으면 혐오라는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

당장 DBPIA에서 '남성혐오'를 검색만 해보아도 관련 내용을 다루는 수많은 논문(586건)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남성혐오표현과 여성혐오표현의 상호작용 연구 - 반사형(反射型) 혐오표현을 중심으로>이 있다.
도대체 학술적으로 인정 받지 않았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내가 역으로 묻고 싶다. 어떤 논문의 제목으로 쓰인다는 것이 남성혐오란 표현이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인가? 주디스 버틀러의 말을 인용해보자. "혐오 발화의 수행적인 힘은 개별 주체에게서 나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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