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나의 실패이력서] 1. 실패담, 망한 이야기 : 버전3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4/03/28
보면, 이야기는 옛날이야기가 재밌다. 그리고 엄청난 성공담 말고, 망한 이야기가 이렇게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재밌지 않나? 저렇게 망하고도 살았다고? 에이.. 그래도 내가 낫네. 저 정도는 아니었잖아? 하는 묘한 안도감이 든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다. 맞다. 그런 게, 그렇고 그런 게 있다.



그렇다고 진짜 망한 이야기를 쓸 거야?

그렇다. 이건 소위 망한 이야기다.
누가?
내가.

내가 그동안 뭘 어떻게 망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왜 하필 망한 이야기 즉 실패한 이야기를 쓰기로 한 거냐면.. 그건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한참 닷컴 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때, 블로그 서비스(개인 미디어?)를 시작한다며 한번 해보라는 추천을 받았다. 그게 뭔데? 했더니, 인터넷에 글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는 거라고 했다. 당시 디지털카메라가 없었던 나는, 그래 좋아. 그럼 글을 한번 써볼게. 하고 온라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를 공개버전으로 쓰는 기분으로 하나씩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쓰기 했는데, 옆 팀 팀장님이 엄청 공감해 주셨다. 아니 난 피 터지게 싸운 이야기, 골 아파 죽겠는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쓴 건데 이게 재밌다고요? 하면서 의아해했다. 팀장님은 심지어 다음 편을 빨리 내놓으라고 독촉까지 했다.

그때 알았다.
나의 괴로웠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큰 재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희망까지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때부터 좀 쪽팔려도 괴로운 이야기도 서슴지 않고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블로그를 지금까지 쓰고 있다. 물론 처음 오픈했던 사이트가 3년 만에 망해버려서, 2006년도에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그래도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계속 계속 블로그는 썼고, 쓰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이다.

그래서 망한 이야기를 쓰는 게 민망하지 않고, 굉장히 익숙하다. 이미 조금씩 조금씩 자주 썼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돌아보면 보통 한 번에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세상 쉬운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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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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