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수필) 너는 아직도 얼음 요새에

밤새
밤새 · 음악 수필가
2022/03/18
얼음요새를 향해 걸었지
얼어버린 두 귀를 감싸며
흐릿해진 길을 더듬어
따뜻한 널 안기 위해서
그렇게 겨울을 걸었지
겨울 가운데 니가 있었고
용길 내어 네게 다가갔어
넌 아름답고 잔인했지
영원한 사랑은 내게 없을 거라며
차갑게 날 밀어냈어
(디어클라우드, 얼음요새 中)

어느 버스 창가에 기대, 서늘한 창문의 온기(냉기라는 말이 맞겠지만 어쩐지 차갑지만 다정한 이 때의 온도는 온기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에 뺨을 맞댄 채 앉아 있었다.

눈물이 눈으로 흘러내리지 않고, 뺨과 손등, 가슴우리, 청바지 물 빠진 자국이 하얀 허벅지 같은 몸의 피부를 통해 감돈다고 해야 할까? 스며든다, 는 표현은 있어도 스며나간다, 라는 표현은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이렇게 온몸으로 눈물이 스며나가게 하는 시간이 좋았다.

버스 창밖에는 붉고 노랗고 하얀 음식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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