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세요?

놀래미
놀래미 · 졸리미..
2022/04/04
심심하고 무료할 땐 인터넷에서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 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요즘엔 핸드폰 붙잡고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워낙 다양한 사건이며 사고며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끊기질 않아요.

액운이니 가위니 하는 이야기는 흔하지만, 또 그만큼 공감이 가는 얘기도 없나봐요. 어느 집이든 그 집안 할머니가 부적을 손에 쥐어준다던가, 자다가 숨이 막힌다던가 하는 일은 종종 있으니까요.

저도 가위에 눌린 적이 있습니다. 공황에 가까웠죠. 몸은 죽도록 피곤하지만 정신은 수면에 들 수 없을 때, 숨이 막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자려고 불을 다 끄고 누워 있던 터라 방은 칠흑같이 어두웠어요. 그 어둠속에서 저는 눈을 감은 채 더 이상 공기를 담을 수 없는 폐로 숨을 들이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의자가 빠져있는 책상 아래에서 검고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덮은 여자가 보... 이지는 않았습니다. 눈을 감고 있었거든요. 눈을 떴더라도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 자리에 앉아서 저를 보고 있었더라고 해도, 그 존재는 제가 숨이 막혀 꺽꺽대는 것을 일방적으로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 제가 알아주지는 못했겠지만..

그 때 가위에 눌리고 있다고 믿은 저에게 두려움을 주었던 것은 있는지 없는지 모를 귀신이 아니라 실제로 저에게 위협이 되는 호흡곤란이었습니다. 멀어지는 의식을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어요. 지금 현재 제 몸에 일어나는 일과 제 머릿속을 분리하려 애썼고, 그 결과 짧은 시간 안에 저 스스로의 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었습니다.

올바른 진단은 아니었어요. 가위에 눌렸다고 판단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가위에서 벗어나는 여러 방법들은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보통 발가락이나 손가락 끝 부분에 힜는 힘껏 힘을 주어 몸을 서서히 깨워지는 것을 유도하는데, 저는 그 방법을 떠올리고는 있는 숨을 힘껏 쉬어보았습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억지로 움직여 보라니, 숨이 쉬어지지 않으니 억지로 쉬어 보면 어떨까 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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