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 인생은 미끄럼틀, 추락조차 아름다운 미끄럼틀

세연
세연 · 세상에 대한 소소한 생각들
2022/03/20
슬픈날의 나는 미끄럼틀에 가요
내려온다는건 참 즐거운 놀이였잖아요
내려올때의 즐거움덕에 우리는
고된 오르막길을 견뎌왔잖아요 
사실 이 모든건 좀더 재밌게 제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잖아요

익숙한 추락이에요
익숙한 고독이에요
어쩌면 지금 이 상태가,
모두의 시선과 조롱이 한데 모이는 지금이
모든것에서 벗어날수있는 원점인지도 몰라요

당신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느라고
살이 까지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아도 
너무 무서워 말아요
한순간 추락해도 다시 일어서는 당신의 숭고한 땀이
이 세상 밝힐만큼 아름다워요

너무 힘들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일어서요
조금 오래 넘어져있어도 괜찮아요
오래오래 넘어져있다가 어둔밤이 찾아오면
달빛에 몸을싣고 다시한번 올라봐요
즐거운 추락을 기대하며 
한칸한칸 다시 계단을 올라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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