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의 변증법
2023/11/19
부단혁명론은 마오쩌둥이 주장한 이론으로, 계급 간 모순이 지속해서 존재하므로 끊임없는 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론이 악용되면서, 문화 대혁명 동안 권력 유지와 탄압의 도구로 활용되었다.
부단혁명론과 근대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 정확하게 설명해야 오해를 줄일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단어를 빌려 쓸 뿐이라 생략한다. 앞으로 쓸 내용은 어떠한 스포츠의 악성 팬들이 보이는 변증법적인 멸시에 관한 것이다. 나는 이 부당한 반응을 부단지존론이라고 부른다.
무협 소설에서 지존(至尊)은 최정상에 위치한 고수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어떤 영역에서 지존을 찾는다는 말은 곧 그 영역에서 다른 이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능력으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이를 받들어 모신다는 의미이다. 지존을 흠모하는 행위가 극단에 이르면, 최정상의 단 한 명 외 나머지가 어떤 일가를 이루어도, 지존과 비교했을 때 가치가 퇴색된다고 멸시하는 태도로 변질한다. 나머지 사람은 최고가 되지 못했기에 헛살았다고 단정 짓는다.
이 어깃장의 목적은 최정상에 오른 존재를 근거 삼아 모두의 활동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존 한 명은 인정하는 결론이 남게 된다. 그러나 이 사고방식은 애초에 영역 자체를 경시하기 위해 만들어졌기에, 지존을 추대하자마자 바로 그가 퇴물이 되었다고 헐뜯음으로써 이론을 완성한다. 옛날의 퇴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지존 아래로 모두를 둔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지존을 탈락시키길 반복한다. 무한한 멸시를 위해 무한히 비교하는 것이 부단지존론이다. 부단지존론은 곧 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