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노인의 사용 편의성 문제

이영록
이영록 · Dilettante in life
2023/12/27
 박한슬 작가님의 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7713 

나이 든 어르신들께서 PC에 적응이 힘드셨듯이 키오스크에도 마찬가지라는 데는 100%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 키오스크 메뉴가 PC에는 익숙한 나 정도 연령대의 사람들까지 당혹스럽게 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첫째 이유는 인건비 절감일 것이다. 이러니 설치를 늘리는 자체는 막을 수 없는 대세다.
  • 문제는 키오스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이다. 
   - 당신이 기업주라면 UI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내 생각엔 그것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
   -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고객층의 평균 소비 금액을 가장 올릴 수 있는" 것이 우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용자 편의성보다 매상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업체 UI가 개떡이라 도저히 못 쓰겠다' 수준이면 안 되겠지만, 지금 주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을 이용할 고객층은 주로 젊은이들일 것이고, 이들은 노년층보다는 훨씬 컴퓨터 및 자동화 기기들의 UI에 익숙한 것이다. 평균 구매 액수도 훨씬 위일 것이니, 기업 입장에서는 노년층이 어려움을 특히 더 겪더라도 별로 중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실제 패스트푸드 업체의 메뉴를 보면, 여럿을 선택할 분기점의 많은 부분이 '더 비싼 메뉴 또는 추가 메뉴를 고를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에 할당된다. 내가 경험한 예로는, 햄버거 주문 맨 마지막까지 음료나 감자튀김 등 서브 메뉴들을 선택하도록 화면이 뜬다. 끝까지 과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 여기에 어려움을 추가하는 것은 할인 카드나 쿠폰으로, 개인적으로는 고용자가 말을 할 때도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종류가 너무 많고 카운터에서 빨리 처리하려고 발음을 씹으면 정말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 이 문제는 오히려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키오스크 편이 더 낫다고 느끼는데, 선택지를 추가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이윤 추구가 일차 목적인지 검증해 볼 방법이라면, 좋은 비교 대상이 있다. 바로 병원 키오스크의 UI다.
  내 경험상 병원에 설치된 자동화 기기들의 UI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웠는데, 큰 이유는 선택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병원은 진료를 하면 '매상'은 이미 결정되고, 키오스크는 이 결과를 전혀 바꾸지 못한다. 이 때문에 process가 일직선에 가깝고 한 번만 써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쉬움'의 이유엔 병원의 '큰 손'이 나이 드신 분들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수는 있겠지만.

   '이해'와 '개선'은 다른 문제다. 나는 이 문제가 쉽게 바뀔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漁夫

🐮 🐄 🥛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얼룩소 시작하기

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
65
팔로워 311
팔로잉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