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최창민
최창민 · 일과 삶, 마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24/05/28
시간의 흐름 속에서, 소싯적 친구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소싯적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잊혔다. 잊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같은 동네 살면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네 친구는 명절 때 개울가에서 종종 본다. 같은 학년 동네 친구는 여덟 명이었다. 우리는 둘째, 셋째가 많아서 대부분 남자였다. 여자는 한 명뿐이었다.

코흘리개 어렸던 아이는 이제 40대 아버지가 됐다. 명절 때면 아이를 데리고 개울가에 나와 놀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중학교 친구는 더 많이 잊혔다. 그래도 생각나는 친구가 있고, 지금도 종종 연락하는 친구는 있다.

주로 친구라고 말하는 친구는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나는 두메산골 출신이라, 고등학교는 시내로 갔다. 기숙사에서 3년 내내 먹고살고 공부했다. 수능이라는 힘든 고비가 있었지만 동고동락한 친구들을 좋아했다. 고교 기숙사 생활은 좋은 추억이다. 이때 친구가 친한 친구가 됐다.

학교에서 동급생 중 서울로 대학을 진학한 친구는 스물다섯 명 정도 됐던 거 같다. 그때만 해도 지방의 작은 농촌 도시였지만, 우리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서 서울로 대학에 갈 수 있었다. 지금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만큼 서울과 지방 간 교육격차가 심해졌다는 방증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최근 서울대 신입생 중에서 수도권 출신 비율이 3분의 2 정도 된다고 한다. 매년 그 추세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방 출신이 서울로 오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에는 자원도 많고 사교육도 발달해 있어서 이 격차가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거 같다. 모두 서울대를 들어간 건 아니지만, 나와 친구들은 그런 면에서 나름 운이 좋았다.

스무살 때 친구, 먼 타지에서의 위안

고교 시절에는 같이 먹고 자고 공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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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과 국회, 공공영역에서 15년간 일했습니다. 사유하고 꿈꾸고 '내 마음'을 살피며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가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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