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신도시 개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2024/09/24
인간의 포클레인이 지붕을 뚫고 덮칠 때 너구리들이 느낀 감정은 공포였다. 신도시 개발은 인간 입장에선 문명의 진화였다. 오래된 것들을 부수고 새것을 쌓고 깔아 더 나아 보이게 만드는 착시와 혜택이 있었다. 사람 몰리는 곳에 아파트와 술집을 새로 지으려면 나무를 뽑고 산을 깎아야 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인간은 너구리에게 위협적인 존재까지는 아니었다. 조금 불편해도 인정하며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신도시 개발과 함께 사정이 달라졌다. 자본과 이권이 달린 문제에서 자연은 장애물이었다. 너구리로 대표되는 동물들의 안위는 상관없었다. 너구리들은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이들에겐 역사와 전통, 규율과 문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난 처...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