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적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우경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4/11
‘Money makes money’.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지구적 국제정치 구도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우파와 좌파,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로 재편되지 않는다. 사회주의나 좌파, 진보주의는 이젠 기억이 바랜 운동권의 낡은 이념으로 치부되며, 자본주의와 우파, 보수주의도 집권을 위해서라면 본질적 가치를 내던지고 얼마든지 변용 가능한 ‘불가사리’ 이념이 됐다. 선거 때마다, 좌도 우도 아니고 보수도 진보도 아니며, 자본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닌 ‘정체불명’ 후보들이 약진하고 정권까지 움켜잡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중국의 시진핑, 영국의 보리스 존슨,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이들 모두가 이념이나 사상의 잣대로 정치적 ‘색채’를 파악하기 힘든 카멜레온 같은 존재들이다. 정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한쪽에서는 자신들이 ‘좌빨’이라고 조롱했던 좌파, 진보, 사회주의의 이념이나 사상을 감쪽같이 베끼고, 다른 한쪽에서는 보수꼴통이라고 비난했던 이념들도 스스럼 없이 차용한다. 

이런 좌우의 교차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지만, 그 결과는 탈(脫)이념적·반(反)역사적 일신교(Monotheism)에 오른 신(新)자유주의의 제패로 귀결된다. 카멜레온이 자신의 빛깔을 감춰 방심하는 먹잇감을 긴 혀로 날름 낚아채듯, 신자유주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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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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