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 라이너가 말랐다
2023/08/07
아침에 샤워를 하다 오래된 화장품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조 없이 기초만 하는지라 화장품이 없을 줄 알았는데 곳곳에 많이 숨어있었다. 버려질 화장품들이 내어 준 자리가 점점 넓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흐뭇했다. 내일은 안 입는 옷을 버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납작한 유리병에 든 젤 라이너가 눈에 들어온다. 꽤 오랜 기간 열지 않았음에도 화장대에서 상석을 차지하고 있다. 친구가 사준 건데 둘 다 넉넉지 못했던 대학원생 시절, 큰맘 먹고 내게 사 준 애틋함이 세월의 흔적에도 잔잔히 묻어난다.
욕실처럼 비교적 좁고 밝은 공간에는 사물 간에 실용적, 심미적, 감정적 패권 싸움이 다른 공간에 비해 자주 일어난다. 젤 라이너가 매일 사용되는 펜슬 라이너보다 상석에 위치한 것도 감정전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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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버린 젤 라이너에 촉촉한 스토리가 있었네요...
"젊은 날을 웃음으로 꽉 채워준
귀한 사람"
그 웃음은 언제나 촉촉하게 남아있나 봅니다~~~^&^
말라버린 젤 라이너에 촉촉한 스토리가 있었네요...
"젊은 날을 웃음으로 꽉 채워준
귀한 사람"
그 웃음은 언제나 촉촉하게 남아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