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관점으로 SVB 사태에 숟가락 얹기(다르게 해석할 지점)

배문성 인증된 계정 · 크레딧 애널리스트
2023/03/12
"경제에서 중요한 패닉은 스스로를 입증하는 패닉이다. 패닉 자체가 패닉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뱅크런이다.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으려고 몰려들면 은행은 투매가로 자신의 자산을 팔아야만 하고, 결국 파산에 몰리게 된다. 이럴 때는 패닉을 버텨낸 예금자들이 패닉에 휩쓸린 이들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 폴 크루그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VB의 최초 신용등급을 2018년 3월에 A2(A0)로 평가*하고 이를 쭉 유지하다가 2023년 3월 8일에서야 Baa1(BBB+)로 2단계 하향했다. 불과 이틀 후인 3월 10일 은행이 폐쇄되자 사실상 부도에 준하는 C 등급으로 떨어트리게 된다.
*  무디스는 40여년이라는 적지않은 역사 속 VC, PE와의 오랜 관계, 해당부문에 대한 전문성과 더불어 우수한 유동성 대응력(strong liquidity profile)을 강점으로 서술하였다. 참고로 이 은행에 부여한 A0등급은 미국은행들 신용등급의 중앙값(A-)보다 1단계 높은 수준이다.
 
폐쇄되기 이틀 전까지 BBB+라는 양호한 등급(참고로 현대차, 포스코, GS칼텍스 등 국내에서 최상위 신용도(AA+)를 보유한 기업들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BBB+)을 부여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비웃음을 살만하지만, 이틀간 예치된 예금의 25% 가량이 인출*된다는 것은 상상밖의 범위이다. 만약 다른 은행들도 이런 가정을 반영한다면 대부분 신용등급이 대폭 강등될 일이다.
* SVB(Silicon Valley Bank) 뱅크런과 폐쇄 사태 관련, 이미 권승준 에디터님께서 발빠르게 유익한 글들을 포스팅해 주셨으니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
 https://alook.so/posts/PvteBEX
 
신용평가 관점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지점은 다음과 같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Silic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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