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빼앗긴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서동민
서동민 · 공주 원도심 가가책방 책방지기입니다.
2024/02/22
 얼마 전 적산가옥 한 채가 헐렸다.
 '지인들 사이에서 이걸 누가 산 걸까?
'여기 바로 뒤에 대통사 기와가 나온 터가 있어서 새로 건물을 못 짓는데 모르고 사서 헐어버린 거면 큰일 났다.'
 '얼마에 샀을까?
 부족한 정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끼리 아는 바를 나눠봐도 좀처럼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이틀이나 지났을까? 우연히 만난 다른 분에게서 엄청난 소식을 들었다. 대통사 유적이 나온 터와 길을 잇기 위해 대여섯 채의 집 매입이 끝났고 곧 철거에 들어갈 거라는 거였다. 먼저 헐린 적산가옥은 그 첫 단추였던 셈이다.

 무얼 만들 예정인지 물어보니 한쪽은 주차장이고 다른 쪽은 공원이라고 했다.
집 한 채를 헌 자리에 주차장 다섯 면 정도의 공터가 생겼다_글쓴이 사진
공주 원도심을 선진지 답사로 찾아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인상 깊게 느끼는 부분이 곳곳에 조성된 공영 주차장이었다. 1차로였던 도로를 넓히며 길 한 쪽 건물을 모두 헐었는데 공사가 끝나고 애매하게 남은 공터가 세 면 혹은 다섯 면의 주차장이 됐다. 소방도로 조성을 위해 골목을 넓히면서 남은 공터도 주차장이 됐고, 빈집도 여러 채 헐어 주차장을 만들었다. 많게는 한 집 건너 한자리에 서너 면의 주차장이 있을 정도로 곳곳에 주차장이 있으니 지역에 사는 사람들 관점에서는 집 앞에 차 대기 참 좋은 환경이라 부러움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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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로컬에서의 삶, 소도시에서 작은 책방하기,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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