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화분을

림스
림스 · 여행에서 얻은 것들을 글로 씁니다.
2022/03/05
캐내다 오기 전, 엄마에게 화분을 선물해드렸다. 한동안 볼 수 없으니 조금은 의미 있는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다. 동생한테 물어봤다. 엄마가 요즘 화분 모으는 것에 취미를 가진 것 같으니 화분이 어떠냐고 내게 말했다. 화분. 의미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최근까지 할머니와 같이 살았다. 엄마는 시어머니를 모셨던 것. 과거형으로 끝나는 이유는 현재 같이 살진 않는다. 내가 캐나다에 오기 몇 달 전, 엄마는 분가를 했다. 나와 할머니는 원래 살던 집에 살았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동생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다. 엄마는 최근까지 모시고 살았으니 햇수로 28년을 함께 했다.

엄마는 시어머니와 같이 살다 보니 물건을 마음대로 사실 수 없으셨다. 물건을 사 오기만 하면 돈을 헤프게 쓴다는 핀잔을 듣곤 했다. 심지어 필요한 물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들을 들은 날들도 있었다. 나와 동생이 기억을 모을 수 있는 나이가 된 후에도 할머니는 함부로 돈을 쓰지 못하겠다. 무엇인가 사 오면 "또 뭐 샀냐!" "아낄 줄 알아야 산다." 등 새로운 물건에 대한 기대, 기쁨을 꺾으시곤 했다. 어느 순간 엄마는 물건을 사면 베란다에 물건을 숨기기 바빴었다.

그렇다고 우리 할머니께서 아침 드라마에 나오는 극성 시어머니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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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캐나다 소도시인 '스쿼미시' 라는 곳에 살면서 얻은 소중한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씁니다. 종종 여행을 다니면서 건진 소중한 경험 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찬찬히 음미하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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