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견딘 빗방울은 눈송이가 된다.

세연
세연 · 세상에 대한 소소한 생각들
2022/04/12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 번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던 나는 대학 입학에 실패했다. 내 삶에 갑자기 폭우가 내리는 것 같았다. 행복해야 할 스물의 문턱에서 비에 흠뻑 젖어 끙끙 앓았다. 그러나 어느 눈 오던 날, 나는 내 삶을 스치는 커다란 무지개를 엿보았다.
대학에 떨어지고 나서 며칠간은 내 모든 노력과 부모님의 지지가 수포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는 지표인 '대학'으로 나의 노력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하자며 힘내기엔 나는 너무 지쳐있었고 몇 날 며칠을 울다가, 자다가, 결국엔 텅 빈 눈으로 하루 종일 창문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창문만 보던 어느 날,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세연아 밖에 눈 온다.' 창문을 내내 쳐다보고 있었는데도 밖에 눈이 온다는 사실을 전화를 받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정신을 차리고 창문을 활짝 열어보니 송이송이 내리는 함박눈이 콧잔등에 톡 떨어졌다.
적당히 찬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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