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진에 집착하는 이유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소유하고, 삶 속에서 거기에 무게를 부여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의미가 있었노라.”라고 외치고 싶어 진다. p.295
예쁜 이성을 보면 내 옆에 두고 싶고, 멋진 풍경이나 추억을 만나면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진다. 고운 피부와 젊은 얼굴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유지하려 한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인간에게 당연한 본능같이 느껴진다.
가보았지만 제대로 보지 않았던 곳 또 무관심하게 지나친 곳들 가운데 어떤 곳들이 가끔 눈에 띄면서 우리를 압도하거나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p.293
아름다움도 사람마다 기준이 조금씩 틀리다. 어떤 사람은 돌을 보고 강렬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바다에 이끌리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 나는 책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것도 수천 권이 있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강렬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책의 숲 사이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여행지에 가면 서점이나 도서관을 꼭 들린다.
카메라가 하나의 방법이다. 사진을 찍으면 어떤 장소의 아름다움을 보고 촉발된 근질근질한 소유욕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다. 귀중한 장면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불안은 셔터를 누를 때마다 줄어든다. 아니면 아예 우리 자신을 물리적으로 아름다운 장소에 박아 놓을 수도 있다. p. 296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으로 가장 쉽고 대중적인 것은 사진을 찍는 것이다. 사진을 찍으면 나의 것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뭐랄까. 이제는 사진을 찍지 않으면 순간을 잃어버릴 것 같아 오히려 안 찍으면 불안할 정도이다. 식당에서 밥, 카페에서 커피, 여행지의 장소, 친구들과 놀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