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를 아십니까

캐스퍼루시아
캐스퍼루시아 · 힐링 한가득
2022/04/11


거실 한 복판에 바퀴벌레 한 마리가 배를 드러내며 발라당 누워있다.
평소 벌레라면 기겁을 하는 나이지만 큰 비명은 지르지 않았고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보폭을 좀 다르게 해서 그것을 피해갈 뿐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장난감 바퀴벌레이다.
막둥이가 어디서 얻어 온 건지 가지고 와서는 나에게 자꾸 장난을 친다. 누가 만든 건지 다리모형을 한 그 사이에 조그만 바퀴(여기서 바퀴는 바퀴벌레의 바퀴가 아니라 자동차 바퀴 할 때 바퀴)가 달려서 뒤로 주욱 잡아 당기면 진짜 바퀴벌레마냥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으윽... 진짜 바퀴벌레와 다를 바가 없다. 생김새며 크기며 속도까지 누가 만든 건지 정말 심혈을 다해 만든 티가 난다.


전관예우를 아십니까


전관예우(前官禮遇)란 쉽게 말해
판검사가 공직 퇴임 후 변호사가 되어 활동할 때, 후배 판검사가 선배를 봐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이 말은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이번에 업을 바꾸시고 나서 처음 재판이니 예의상 이기게 해드려야 한다는 암묵적인 약속과도 같은 말도 안되는 대우를 말한다. 판검사 뿐만 아니라 행정관청등의 공공기관도 해당하고 심지어 아파트 관리소의 전관동대표가 관리소VIP대접을 받는 일도 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럴 때는 아무데서나 튀어나오는 예의가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에 차라리 예의가 없기를 소원해 보기도 한다.


알겠지만, 전관예우는 민형사 재판에서 안 통하는 데가 없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고 해서 다 선후배 관계니까. 그런데 그것을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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