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대 합계출산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니대디
이니대디 · 사회학 연구자
2022/12/21
출산 행동 변화를 설명하는 큰 두 개의 이론적 틀은 구조적 변화와 인식의 변화다. 유명한 에이드리언 래프터리(Adrian E. Raftery) 등의 1995년 논문("Demand or Ideation? Evidence from the Iranian Marital Fertility Decline")은 이란에서 관찰된 1970년대 급격한 출산률 감소를 추동한 것이 50년대 이후 오일 경제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이라는 구조적 변화인지 아니면 여성의 학력 상승과 여권 신장, 양성평등과 관련된 법 제정 등으로 인한 인식의 변화인지 1977년 데이터로 검증하고 있다(물론 1979년 혁명으로 호메이니가 집권한 뒤로는 상황이 또 크게 달라졌다).

이 글은 한국에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 나타난 출산률 하락의 원인에 대한 것이다. 2000년 이후 이미 합계출산률 1.3 이하로 분류된 최저출산률(lowest low fertility)에 진입해 있었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떨어진 울트라최저출산률(ultra lowest low fertility)[학계에 합의된 용어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즉, 1.0 이하로 떨어진 것은 또 다른 질적인 도약(?)이다. 1990-2000년대 기간 동안 출산률 반등에 성공했던 서구 국가들도 2010년대 들어서는 출산률 변화(대부분 감소)를 경험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바닥 없는 하락을 보이는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대만, 싱가포르, 홍콩도 있기는 하지만 대만 외에는 특성이 많이 다르다).
 
이런 변동을 서두에 언급했던 구조적 변화 대 인식 변화 틀을 적용해 생각해보자. 일단 2015년을 중심으로 어떤  뚜렷한 구조적 변화는 없어 보인다. 2015년 정도에 어떤 구조적 변곡점이 있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출산 관련 행위, 결정을 즉각적으로 급격히 바꿀 만큼 가시적인 변화였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반면 그 당시를 기점으로 인식의 변화가 나타났을 것이라는 정황적 근거들은 상당하다. 수저론 및 개천용 담론이 등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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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층, 불평등, 사회이동, 사회인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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