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되는 삶 02

고미니
고미니 · 글쓰는 디자이너
2022/03/21
우울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하루였다.
오히려 내가 그리던 이상적인 삶의 모양에 꽤 가까운 날들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과 맛있는 음식,
하루 30분 이상의 꾸준한 운동. 맑은 하늘까지.
내 생의 마지막날을 예쁘게 만들 수 있다면 이런 날이라면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런날의 밤.
나는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교통사고가 나기 0.1초전의 마음이 몇분이고 몇시간이고 계속되었다.
내가 숨쉬는 행위가 하찮았다. 눈보라속의 촛불같았다.
'잠깐만. 나 살고 싶어서 살았다기보단, 죽음이 두려워서 살았던것 같아.'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나를 보고 누군가는 우울증이나 정신병을 의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장(동방결절)의 약한 전기적신호가 없으면 죽는 생명이, 영원을 상상하며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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