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을 믿지 마세요 :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0/11
 
남영동 대공분실 창문, YTN 화면 캡쳐

고문 피해자에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냐고 물으면 고문 피해자는 종종 우리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군사 정권 시절, 남영동 대공분실 5층에서 고문을 받았던 어떤 이는 폭력의 강도나 살인적인 수면 부족보다는 기이하게 생긴 쪽창에서 들어오는 빛(채광)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심야에 고문을 받는 것과 대낮에 고문을 받는 것은 다른 차원. 고문 피해자는 벌건 대낮에 고문이 자행되는 데도 세상 사람 그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상황에 좌절하게 된다. 기이하게 생긴 쪽창을 통해 들어온 밝고 따스하며 온화한 빛은 고문 피해자에게는 희망이 아니라 희망 고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 창문을 내다보니까...... 세상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잘 흘러가고 있었어. 나는 이렇게 와서 고문을 당하는데...... 세상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다 그대로 아무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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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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