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박영선 총리설’은 ‘책임총리제’와 정반대
2024/04/17
“2004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 연합에 총리를 넘기겠다는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그것이 헌법에도 충실한 것이다.“ 2002년 12월 13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이 했던 말이다.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책임총리제를 제시한다. “내년 총선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에 내각의 구성 권한을 이양하겠다.”(2003년 4월 2일)
노무현은 왜 책임총리제와 연정 제시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개시를 전후해 책임총리제를 선거제도 개혁과 함께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국무총리 내지 내각을 추천 내지 결정할 수 있는 국회는 더더욱 민의에 비례해서 구성되어야 하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비례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2004년 총선은 (2001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정당투표가 도입된 것 이외에는) 선거제도 개혁 없이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제17대 국회는 총리 내지 내각을 추천하는 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이해찬 총리, 정동영·김근태·정동채·정세균·유시민 등 ‘정치인 장관’들로 의원내각제를 방불케 하는 내각을 구성했다.
노무현 정부 여당 열린우리당의 단독 과반 의석은 2005년경에 무너졌는데, 그때도 노 대통령은 ’연정(연립정부)‘을 제시했다. 다른 정당과 함께 국회 과반 의석을 이루고 국정을 공동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였다. 처음에는 의석 규모가 10석 정도였던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물색 대상이었다가 나중에는 제2 거대정당인 한나라당을 상대로 한 ’대연정‘ 제안으로 이어졌다. 야당들 가운데 받아들이는 당이 없었고, 여권내 반발도 엄청났다. 당시에는 노 정부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사건이었다. 다만 당시 노 대통령의 행보는 훗날 ’협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