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루프탑 테라스가 있는 집을 구했지만

부드럽고 따뜻한 ·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꿈꿉니다.
2024/04/24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3개월. Service Apartment에서 지내는 것이 답답해지던 무렵 드디어 루프탑 테라스가 있는 집을 구했다. Property Guru 앱에서 내가 안 본 집은 없겠다 싶을 무렵이었다. 싱가포르의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벌레나 도마뱀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무조건 신축의 고층으로 구하라는 지인의 조언이 내내 맘에 걸리기는 했지만, 신축의 고층을 포기한 대신 넓은 거실과 안방, 그리고 멋진 오션뷰를 얻었기에 이만하면 괜찮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내 '집'이 아닌 임시 숙소에서 지내다 보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으로 어떻게든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집은 없을 거야.'라고 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이쯤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 때는 몰랐다. 그 집이 내 집이 아니라 그들의 집이라는 것을. 

싱크대 상단을 닦으려고 테라스에 있는 의자를 가져와 부엌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수백 마리는 되어 보이는 개미가 흰색 타일 위에서 방사형으로 퍼졌다.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줄 알았다. 재빨리 살충제 스프레이를 뿌려서 상황은 해결했지만 놀란 마음은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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