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3/08/09
우선 이와 관련하여 마침 신간이 있길래 소개합니다. 공저자 중에는 저 유명한 '듀나' 씨도 있는데, 이 이름을 보고 굉장히 반가워하실 얼룩커님들도 꽤 있으리라 예상해 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3286844

이 책은 현실의 가해자라기보다는 창작물 속에서 다루어지는 가해자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저 악명 높은(?) 《조커》 가 일으켰던 그 논란을 다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원글의 얼룩커님은 현실의 가해자들을 주제로 하고 있으니만큼, 저 또한 잘 알지도 못하는 영화나 소설보다는 현실에 주안점을 두어서 동의의 글을 조금 더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SNS(주로 舊 트위터)에서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 고 외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무조건적으로 공감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선 위 오해는 흔한 심리상담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심층면접의 인상 때문에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의 여정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흔치 않으며, 대개는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는, 그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와 공감을 표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받아들여지므로, 이로 인해 가해자의 인생의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가해자에게 무조건적으로 공감하게 만든다는 인식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EYuI6eUeQ
(가해자의 서사를 이해하는 것이 꼭 가해자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만 말해주는 건 아닙니다.)

질적 연구에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으나, 서사연구(narrative inquiry)는 한 사람이 자신이 겪은 여러 사건들을 이야기할 때 그것을 단순히 '나열된 사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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