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의 서사'는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2023/08/09
최근 SNS에서 '가해자의 서사'에 대한 논쟁을 접했다. 그 중심에는 한 문장이 위치했다. 바로,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말은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서사라는 건 부여되는 게 아니라, 부여됨과 별개로 이미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특정 주체가 부여하지 않아도 모든 가해자에게는 '서사'가 있다.
얼마 전,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한 20대가 대전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무척 짧은 기간내에 여러 차례 음주운전을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람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하고, 그에 대한 제1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피고인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태어난 직후부터 보육원에서 자랐고 중학생 무렵 보육원을 도망친 이후 보호 시설 등을 전전하며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성인이 된 피고인은 준법의식이 미약하고 특히 교통 관련 법규 위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보살펴 줄 가족 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고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할 것이다.
이에 선처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생각되며 아직 개선과 교화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루마 좋는 댓글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공감가는 댓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해자의 범행이 어떠한 사회적 구조와 환경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검토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기초이자 근본이 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대중들이 ‘가해자의 서사’라는 개념에 발작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그동안 가해자의 가정환경, 정신과력, 경제수준 등으로 엉성하게 구성된 피상적 가해자서사가 곧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를 숱하게 접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해자서사가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시각에서 고려되어 피해자 및 대중의 인식에 맞게 판결과 처분에 인용되고, 대중들은 그런 사례들을 통해 범죄자들을 단순히 사회의 변칙으로서 배제시키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제도를 변화시킬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미드솜마르 감사합니다
반년 쯤 전에 썼던 글이 생각나네요. 비슷한 문제의식을 보인 것 같아 기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https://alook.so/posts/o7t0yja
@악담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가해자의 서사와 관련된 언론의 보도 중에는 잘못된 게 너무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언론을 향해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그런 식으로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고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잘못된 서사들이 가해자의 입에서 만들어지는 서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가 드러나면 그가 말하지 않아도 그가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어땠고, 직장에서 어땠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어땠고 등등이 다 드러납니다. 구속된 가해자가 말을 할 기회도 검찰송치 때 정도인데 그 틈을 타 서사를 만들어낸 가해자는 당장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가해자의 서사 역시 검토해야 하고, 법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노출된 가해자의 서사에는 가해자의 프로필보다는 가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서사가 주류입니다. 가해자의 입에서 만들어지는 서사'를 언론에서 무작정 베껴 쓸 필요가 있을까요 ?
@악담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가해자의 서사와 관련된 언론의 보도 중에는 잘못된 게 너무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언론을 향해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그런 식으로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고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잘못된 서사들이 가해자의 입에서 만들어지는 서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가 드러나면 그가 말하지 않아도 그가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어땠고, 직장에서 어땠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어땠고 등등이 다 드러납니다. 구속된 가해자가 말을 할 기회도 검찰송치 때 정도인데 그 틈을 타 서사를 만들어낸 가해자는 당장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가해자의 서사 역시 검토해야 하고, 법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반년 쯤 전에 썼던 글이 생각나네요. 비슷한 문제의식을 보인 것 같아 기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https://alook.so/posts/o7t0yja
@루마 좋는 댓글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공감가는 댓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해자의 범행이 어떠한 사회적 구조와 환경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검토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기초이자 근본이 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대중들이 ‘가해자의 서사’라는 개념에 발작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그동안 가해자의 가정환경, 정신과력, 경제수준 등으로 엉성하게 구성된 피상적 가해자서사가 곧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를 숱하게 접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해자서사가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시각에서 고려되어 피해자 및 대중의 인식에 맞게 판결과 처분에 인용되고, 대중들은 그런 사례들을 통해 범죄자들을 단순히 사회의 변칙으로서 배제시키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제도를 변화시킬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미드솜마르 감사합니다
언론에 노출된 가해자의 서사에는 가해자의 프로필보다는 가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서사가 주류입니다. 가해자의 입에서 만들어지는 서사'를 언론에서 무작정 베껴 쓸 필요가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