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망친 미래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8/27
LH가 또 저질렀다. 21년 여름에는 직원이 광명시흥지구 3기 신도시 계획을 이용해서 투기를 벌이도록 하더니, 올해 여름에는 기어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아파트 부실 공사도 관리하지 못했다. LH는 100조 원 어치가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는 공기업이다. 값싼 공공주택을 공급해서 가계부채가 폭증하지 않게 발목 잡는 역할도 맡는다. 그런 중요한 공기업이 부패의 온상이 되었다. 해체할 수도 없고 방치할 수도 없다. 대체 이 금쪽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와중에 LH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는 아직 주목받지 않고 있다. LH는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보다 더 큰 잘못을 범했다. 공공정신을 잃은 LH 때문에, 우리나라는 보다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경로 하나를 잃어버렸다. LH는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한 청사진을 찢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공정한 사회'란 모두가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고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곳이다. 흔히 공정함은 시험 성적에 따라서 줄을 세우는 것을 가리키지만, 그런 공정함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공정한 시험 문제를 개발해도, 사람마다 지출할 수 있는 교육비와 병원비가 크게 다르다면 결과는 어느정도 예측된다. 공정한 절차가 세습 도구로 사용되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공정함이 필요하다. 정서건강과 인지 능력이 자리잡는 어린 시절을 보호하고, 불로소득을 흡수해야 한다. 그래야 보다 공정하다.

우리나라는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굉장히 관대하다. 부동산 소득은 상당부분 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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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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