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영
윤신영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4/10/08

2024년 10월 8일 기후 데일리 브리프

국내외 주요 기후 관련 정책, 산업, 과학 뉴스를 요약해 소개합니다.

주요 내용

⛏️EU, 결국 중국 전기차에 관세 부과하기로(CNBC)
⛏️역대 가장 뜨거웠던 한반도 주변 바다(얼룩소)
⛏️사망자 227명에 이른 허리케인 헬렌…그런데 더 센 태풍이 왔다(AP, 워싱턴포스트)
⛏️아마존 강이 말랐다, 준설해야 할까?(뉴욕타임스)
⛏️지역 별로 전력 요금 다르게? “우린 반댈세” 영국 기업 및 에너지 단체들(가디언)
⛏️석탄화력 단계적 폐지 낙제국 한국과 일본(워싱턴포스트)


📈오늘의 기후 지표



🎯정책

EU, 결국 중국 전기차에 관세 부과하기로(CNBC)

  •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최대 4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확정했다. 
  • EU는 지난 6월 수입 중국산 전기차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처음 밝혔다.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중국 전기차가 큰 이익을 보고 있으며, 유럽 전기차 생산업체에 경제적 피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EU는 지난해부터 중국 전기차 생산에 대해 조사해왔다.
  • 이에 따라 7월부터 임시 관세가 부과됐고, 9월 관세 계획을 개정한 끝에 지난 4월 관세 부과 정책을 확정했다.
  • 비록 투표를 통해 합의한 정책이지만, EU 내 국가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프랑스는 관세 부과를 적극 지지했지만, 독일은 자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반대했다. 독일 자동차가 중국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중국의 보복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에 따르면, 헝가리 역시 거부권 행사 뜻을 밝혔다.
  • 중국의 보복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EU의 돼지고기 등 수출과 관련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고, 유제품 반보조금 조사도 개시했다.
  • 한편,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EU의 관세 부과에 맞서 유럽 내 생산을 통해 극복할 뜻을 보이고 있다(관련 얼룩소 콘텐츠).


🌊지구

역대 가장 뜨거웠던 한반도 주변 바다(얼룩소)

  • 9월 한반도 주변 바다(N32~44 E122~140) 해수면 온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지역 9월 평균 수온은 26.24도로 1940년 이후  9월 역대 최고 수온을 경신했음을 확인했다. 지난 최고 수온은 지난해 9월 기록한 25.58도였다.
  • 9월 평균 수온은 1940년 이후 모든 달(1017달) 가운데 아홉 번째로 높았다. 보통 연중 최고는 8월 기록하기에 9월 수온은 아무리 높아도 8월 수온보다 높기 어렵다. 하지만 지난달의 수온은 웬만한 8월 수온보다 높았다.
  • 최근 30년 평균과의 편차는 2.66도로 역대 모든 달 중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기록은 지난 2024년 8월 기록했던 2.40도였지만, 이를 한 달만에 능가했다.
  • 지역에 따라 편차 큰 곳은 4.9도가 넘게 온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주변 바다 9월 평균 수온을 1991~2020년 30년 평균과 비교한 편차를 연도별, 월별로 색상을 이용해 비교했다. 빨간색일수록 온도가 많이 올랐다. 올해 9월 선명한 빨간색이 보인다. 역대 최고 편차다. 데이터 ERA5, 그래픽 윤신영



사망자 227명에 이른 허리케인 헬렌…그런데 더 센 태풍이 왔다(AP, 워싱턴포스트)

  • 지난달 26일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4등급 허리케인 헬렌에 의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최소 227명에 이른다고 AP가 보도했다. 허리케인은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리아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6개 주에서 홍수와 산사태, 정전, 주택 및 도로 파괴 등 사고를 일으켰다. 희생자 절반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주에서 수십 명씩 사망했다.
  • 헬렌은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미국 본토를 강타한 가장 치명적인 허리케인으로 꼽혔다. 
  • 한편 7일 저녁 플로리다에는 다시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됐다. 헬렌보다 더욱 강력한 5등급 허리케인 밀턴이 멕시코만에서 형성돼 다가오고 있어서다. 국가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허리케인은 9~10일 사이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 밀턴은 “극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허리케인으로 꼽힌다. 7일 저녁 최대 풍속이 시속 290km에 이르렀는데, 불과 하루 만에 2배 이상 빨라졌다. 허리케인 등급도 하루 만에 1등급에서 5등급으로 치솟았다. 
  • 밀턴은 올 하반기 발생한 가장 강력한 멕시코만 발생 허리케인이자 역대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에 속한다. 하루 만에 1에서 5등급으로 증가한 멕시코만 허리케인은 역대 7개였는데, 밀턴은 그 중 두 번째로 빠르게 증가했다. 7일 저녁, 허리케인의 강도를 결정하는 중심 기압은 897밀리바로 떨어졌는데(떨어질수록 강력하다), 이는 2005년 윌마 이후 가장 낮으며 대서양 허리케인 전체 중 역대 5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 국가 허리케인 센터는 밀턴 상륙시 플로리다 반도 중 멕시코만 쪽에 속한 해안 대부분에서 해수면이 3~4.6m 밀려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안 도시는 침수 우려가 있으며, 최대 수조 원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립 기상청 예보 사무소는 “100년 만에 댐파 만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10월 8일 오후 2시 기준 밀턴은 4등급 허리케인으로 다소 약화된 상태다.)


아마존 강이 말랐다, 준설해야 할까?(뉴욕타임스)

  • 아마존 강이 심한 가뭄으로 말라붙고 있다. 브라질 지질청에 따르면, 아마존 강의 수위가 지난달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균 수위는 같은 달 평균보다 약 7m 낮았다. 본류 외에 지류 세 곳(길이가 1600km가 넘는 큰 강)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아마존 강은 본류가 6600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남아메리카 5개국을 거쳐 흐른다. 깊은 곳은 수심이 120m에 이를 정도로 깊어 큰 배도 운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구간은 긴 수로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아마존 강은 지역 수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하지만 현재는 일부 구간이 깊이가 1~2m에 불과한 얕은 웅덩이처럼 변했다. 지구에서 가장 외딴 지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자 운송로가 물이 없어 사라졌다. 인구 200만의 대도시 마나우스 역시 강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도시지만, 지류가 말라 위기에 처했다.
  • 이 같은 위기의 이면에는 기후변화와 산림 파괴가 있다. 아마존은 반복된 벌채로 나무를 잃으면서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식물을 가리고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 일부 지역은 1970년대에 비해 건기가 한 달 늘 정도로 건조해졌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까지 겹치면서 산불이 늘었고, 이는 다시 우림 면적을 축소시켰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열을 가두는 우림의 기능을 빠르게 잃고 있다.
  • 브라질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비상조치로 강 바닥을 준설하고 있다. 하지만 생태계 교란, 강 바닥에 스며든 수은 등 중금속 매장지 누출 등의 문제가 나타날 우려가 있어 반대 목소리도 많다. 
  • 현재 강바닥이 드러난 지역에서는 모래톱을 통해 사람이 물통 등 필수품을 운반하고 있다.


🔋에너지

지역 별로 전력 요금 다르게? “우린 반댈세” 영국 기업 및 에너지 단체들(가디언)

  • 영국 정부가 제안 중인 전력 시장 개편안에 대해 기업 및 에너지 단체들이 에드 밀리반드 영국 에너지 장관에게 성명서를 보내 정부의 “급진적인 시장 개편 제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 영국 정부는 멀리 떨어진 지역 거주민에게 더 높은 에너지 요금을 부과하는 안을 올해 초 제안했다. 전력 수송에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전기 시설에 가까이 사는 에너지 소비자에게는 요금을 줄이고, 멀리 사는 소비자에게 늘리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고, 전국으로 전력을 수송하기 위해 값비싼 송전선을 건설할 필요를 줄일 수 있다. 
  • 이를 위해 영국 정부는 전력 시장을 재구성해 7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구역 별로 가격을 변동성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하지만 전기 생산자와 일부 사용자들은 이 안에 반대하고 있다. 전력 생산자의 경우, 이 안이 에너지 생산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수요자인 가정이나 기업과 먼 곳에 위치하면 수입이 줄어들고 수요가 많은 지역 근처에 위치하면 수입이 늘어날 수 있는데, 대규모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소는 수입이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제철소나 공장은 요금이 늘 것이라고 우려한다.
  • 단체는 “청정에너지 개발업체에 새로운 위험을 초래해 자본 비용을 늘릴 것”이라며 “그 영향은 정책의 이점보다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반면 정책을 지지하는 정부 지원 연구기관은 “이미 많은 국제시장에서 소비자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결과가 있다”며 “이들 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 투자가 활발했고 산업 재생도 지원했다. 탄소를 줄여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주장했다.
  • 영국 정부는 아직 해당 정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기회

석탄화력 단계적 폐지 낙제국 한국과 일본(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등장하는 전력원 비율 그래프다. 영국과 포르투갈, 독일의 단계적 석탄화력발전 폐지 상황을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 캡처

  • 영국은 1882년 세계 최초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한 나라다. 140년 이상 석탄화력발전을 유지해왔다. 1920년대에는 세계 최초로 국가 전력망을 구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석탄화력발전은 여기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1960년대에 영국에서는 170개가 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됐다.
  • 하지만 지난 10월 첫 주에 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으며 긴 역사의 문을 닫았다. G7 국가 가운데 처음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에서는 14번째다. 특히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이면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의 증가를 통해 석탄을 단계적으로 폐지한 국가는 영국이 최초다. 이미 석탄화력발전을 폐지한 OECD 국가는 스위스나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으로 경제 규모가 아주 크지 않고 수력발전이나 지열 등 다른 발전원이 발달한 곳이다.
  • 영국의 석탄화력발전량은 1991년 정점을 기록했다. 북해 천연가스 생산이 늘면서 석탄발전량을 줄였다. 2005년부터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은 전력 생산자에게 탄소 가격을 도입했고, 2013년에는 영국에서 전력 생산업체에게 추가 탄소세를 부과했다. 탄소 가격 도입시엔 큰 효과가 없었지만, 탄소세를 통해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자 다수의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 반면 2014년부터 재생에너지 생산자에게는 보조금을 줘서 안정적 수익 흐름을 보장했다. 한편, 영국은 원자력발전도 운영했지만, 생산된 전력량은 현재 15%로 많지 않다.
  • 일련의 정책을 거치며, 영국은 단계적으로, 하지만 빠르게 석탄화력발전을 폐지한 나라가 됐다. 단, 발전에서는 석탄이 사라졌지만, 철강 산업 등에서는 여전히 석탄이 사용된다.
  • 현재 다른 국가도 석탄의 단계적 폐지를 진행중이다. 독일은 2038년까지 단계적 폐지를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은 전체 발전 용량의 4분의 1은 2029년까지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환경청(EPA)은 2039년 이후에도 가동될 발전소는 2032년까지 배출량을 90%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는 당선시 이 계획을 뒤집겠다고 한 상태다.
  • 워싱턴포스트는 석탄의 단계적 폐지가 가장 느린 나라로 한국과 일본을 꼽기도 했다.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은 석탄을 포기할 전망이 없다. 지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들 국가의 반대로 결국 단계적 감축으로 완화된 문구가 채택됐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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