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군비경쟁은 분명 출산율을 낮춘다. 그런데...

김영빈
김영빈 · 사회과학 전반에 관심 많은 경제학도
2023/03/02
흔히 한국의 극도로 낮은 출산율의 원인을 이야기할 때 사교육비 부담 문제가 꼭 제기됩니다. 특히 한국은 절대적 필요에 의한 사교육을 넘어서, 타인의 사교육 수준을 깊게 의식하고 남들보다 더 혹은 최소한 남들만큼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군비경쟁식' 마인드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과도하게 사교육에 투자하고, 사교육비 부담으로 출산율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문제가 생기죠. 

이번에 소개하는 Kim, Tertilt, and Yum (2022)은 그 통념을 사실로 입증합니다.
동시에 사교육 군비경쟁 문제에 대해 의외의 논점을 제기합니다.


논문 저자들은 흔한 베커식(Becker)식 출산의 양-질(quantity-quality) 대체 모델에서 가정하는 자녀의 절대적인 인적자본 축적을 넘어, 한국 특성을 감안하여 타인 대비 상대적인 인적자본 요소까지 반영하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지위 외부성(status externality)이라 불리는 상대적 지위 요소를 모델에 반영한 셈이지요.
논문 저자들은 지위 외부성이 있는 모델과 없는 모델에서 도출되는 출산율을 비교하였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지위 외부성이 있는 모델은 현실과 매우 흡사한 출산율 분포가 나타났기 때문에, 모델의 현실 설명력은 높습니다.

1970-1975년생 기혼 여성의 소득분위별 자녀의 수. 1분위(1st)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낮고 5분위(5th)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높습니다. 빨간 선은 지위 외부성이 없는 경우 예측된 소득분위별 출산율, 파란 점선은 지위외부성이 있는 경우 예측된 (즉 현재에 가까운) 소득분위별 출산율.


1970-1975년생 기혼 여성 기준으로 지위 외부성이 있는 모델(점선)이 없는 모델(빨간 선)보다 유의미하게 출산율이 낮게 나왔고, 이 효과는 저소득 계층에서 특히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국에서 소득대비 사교육 지출은 저소득에서 더 높은 것과 일맥상통하며, 이로 인해서 한국에서는 점선 기준으로 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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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주제와 관점을 거론하려는 박사과정생. 의견은 다를지라도 대화하면서 많은 걸 배우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갖고 싶습니다. 이메일: ybk04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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