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시대

김형찬
2023/05/29
가습기 살균제 사건, 생리대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 일회용 마스크에서 검출되는 화학물질 등등.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줄 것으로 믿어 왔던 물건들이 우리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진다. 이럴 때면 잠시 인공화학물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일상으로 쓰고 있는 화학제품 전반으로 불안감이 확산된다.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살충제 달걀과 닭고기 사태는 물론 심심찮게 터지는 먹을거리와 관련된 문제들 그리고 산업화 이후 지속되어 온 환경오염과 기후온난화 까지. 현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과연 이 시대에 몸과 마음이 온전한 상태로 산다는 것이 가능하긴 한 걸까? 라는 의문이 든다. 노케미족이나 딩크족의 등장은 어쩌면 필연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장은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서 이러한 불안을 먹이로 변화하고 성장한다.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물질은 면생리대에 대한 관심과 구매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으로 비싸지만 안전한 식재료의 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불안은 더 크다. 시장의 논리는 불안을 만들고, 불안은 또 다른 시장을 만들어 내길 반복한다.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은 조금씩 힘들고 지쳐간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새삼 깨닫는 것은, 사람이 만든 제도에는 허점이 있기 마련이고, 최종적으로는 생산자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는 점이다. 때론 생산자 본인도 더 큰 속임수에 넘어가는 수도 있다.

또한 안전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의 문제도 발생합니다.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그게 가능을 할 지, 또 그 동안은 어떡해야 하는 난관에도 부딪친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불안감에 우왕좌왕 무리지어 도망치다가 다랑어, 슴새, 돌고래, 바다사자, 상어와 수염고래에게 차례차례 잡아먹히고 마는 정어리 신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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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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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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