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이름 모를 씨앗 하나를 심었다.
매일매일 그 씨앗을 지켜보았다.

어느날, 씨앗이 싹을 틔웠다.
연둣빛과 초록색 그 사이 어디쯤.
새싹은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새싹은 두려웠다.
자라서 더 많은 이파리를 거느리고, 꽃을 피우고, 결국은 져버리는 과정들이 두려웠다.
그래서 자라는 것을 멈추기로 했다.

작은 새싹으로 한없이 머물러 있던 그 때,
어디선가 나지막한 음성이 들려왔다.

두려워하지마.
져버리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
그 땐 새로운 싹을 틔우면 돼.

그 순간부터였을까.
새싹은 더 이상 새싹이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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