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저의 '코로나 확진기'(2021년 8월초) : 엄마 안녕/ 병원생활/ 전우애 가족/ 자존감과 분노에 관하여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2/07/27
코로나는 사실 '독한 감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른 시기(2021.08)에 앓은 독한 감기 때문에 '지독한 마음의 독감'을 앓아야 했습니다.
잊기 위해, 다시금 새기기 위해 한번 더 적습니다.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




엄마 안녕

2021년 8월초, 역학조사관의 전화를 받고 병원 갈 준비를 했습니다. 기저질환(심비대증과 고혈압)이 있어서 앰블런스 타고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먼저 전화가 왔어요. 병원 관계자는 필요한 물품 준비물을 문자로 보내주셨어요. 그거 보고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구청에서 하얀옷 입은 분들이 오셔서, 집안을 소독했습니다. 가신 다음에 마른 수건으로 소독약을 닦고, 그릇이랑 부엌 살림을 씻어놓았습니다.

다행이 해가 지기전에 앰블런스가 집앞에 거의 다왔으니, 계단으로 내려오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큰 가방을 들고, 아이와 아빠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잘 지내. 안녕...
후다닥 문을 닫고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5층 살아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앰블란스에 막 올라타는데 머리 위에서 아이가 조용히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 안녕. 엄마.. 안녕."


올려다보니, 아빠랑 아이가 베란다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1년 전 이야기인데도, 다시 적으려니 눈물이 많이 납니다.)
앰블런스 문을 쾅 닫고, 병원 도착할 때까지 엉엉.. 울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무서웠습니다. 혹시 나 때문에 확진되면 어떻게 하나. 그리고 살림살이 위치며 하나도 모르는 남편이 어떻게 아이를 먹이고, 집안일을 할지.. 등등.
나 아픈건 어떻게 되는지. 너무 무섭고 복받혀서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다시 생각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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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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