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배제와 분리의 대상으로서의 무속 - 김동리, 「허덜풀네」
2023/12/22
사회적 배제와 분리의 대상으로서의 무속 - 김동리, 「허덜풀네」
「허덜풀네」에서 나타나는 분리(경계) 의식은 보다 미묘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이 소설에서 분리(경계) 의식은 소설 배경이 되는 지리적 공간을 “성 안” 과 “성 밖”으로 구분하고,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의식)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성안에서 성밖으로 나오려면 성문거리란 곳을 지나게 된다. 옛날엔 여기 성문이 있었지만 그지음엔 조그만한 주막이 있었다.
이 주막에 얼굴이 호박같이 붉고 몸집이 절꾸통같이 생긴 중년 여자 하나가 술을 팔고 있었다.
날마다 그는 크다란 막걸리 항아리를 한개 안고 앉어서 길가는 사람마다 보는대로
「여보소 이리와 한잔 하고 가시소 예」
하고 그 벍언 호박낯을 끄덕이며 나그내를 부르는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음성은 외관보다 무척부드럽고 인정스러웠다.
허펄풀네는 전직 기생출신으로 “얼굴이 호박 같고 붉고 몸집이 절꾸통 같이 생긴 중년 여자”다. 그녀는 얼굴에 “무서운 적막”과 “깊이깊이 뿌리 박힌 슬픔”을 간직한 인물이지만, 지나가는 길손에게 술을 먹이고는 술값을 받지 않는 “무척 부드럽고 인정스러운”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또한 그녀가 모화라는 무녀와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과 기존의 김동리 소설에서 형상화된 무녀의 성격적 특징인 삶의 “무서운 적막...
@재재나무 김동리가 문단에서 행적이 수상쩍은 인물이긴 했지만, 작품은 참 좋은 것들이 많죠.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들 중에서도 괜찮은 소설들이 제법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지현 무속이라는 덫이 사람의 인생과 운명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죠. 속된 인간은 그 자체를 두렵거나 경멸하기도 하고요. 차별의 구실로 쓰였다는 점은 정말 문제적이고요.
무서운 적막과 슬픔을 가진 인물이라니... 관심이 확 갑니다. 김동리의 소설을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은 처음이네요. 찾아서 읽어봐야 할까봐요...
문득 '나는 어디에 속할까?'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답은 모르겠네요. 부유하는 인물이라는 묘사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습니다.
@재재나무 김동리가 문단에서 행적이 수상쩍은 인물이긴 했지만, 작품은 참 좋은 것들이 많죠.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들 중에서도 괜찮은 소설들이 제법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지현 무속이라는 덫이 사람의 인생과 운명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죠. 속된 인간은 그 자체를 두렵거나 경멸하기도 하고요. 차별의 구실로 쓰였다는 점은 정말 문제적이고요.
무서운 적막과 슬픔을 가진 인물이라니... 관심이 확 갑니다. 김동리의 소설을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은 처음이네요. 찾아서 읽어봐야 할까봐요...
문득 '나는 어디에 속할까?'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답은 모르겠네요. 부유하는 인물이라는 묘사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