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25] 오래된 서촌 오래된 샛강
2023/08/10
이른 아침부터 비의 냄새와 바람의 기척을 살핍니다. 한라산을 비롯해 제주도 전역에 많은 비를 뿌린 태풍 카눈이 아침 9시경 통영을 지나 육지로 다가온다고 하네요.
이 태풍이 오늘 하루 종일 전국을 흔들 것 같습니다. 농작물이며 시설, 그리고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큽니다. 부디 다들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친구 부부는 함양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데, 어제는 SNS에 올라온 한참 영글어가는 초록 사과들을 보았습니다. 사과나무들도 모쪼록 잘 견디고 단단히 버티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가오는 태풍에 저희들은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차분히 안전 점검과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침수 피해가 다 복구되기도 전이라 강과 숲에 사는 동식물들이 덜 피해보도록 최선을 다하려고요. 어제(8.9)는 대책회의를 하고 50플러스센터에서 지원하러 오신 선생님들과 조를 짜서 공원 순찰도 꼼꼼히 했습니다.
2019년 가을에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덮쳤을 때는 이곳 샛강숲의 나무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굵은 버드나무들이 100 그루도 넘게 속절없이 쓰러졌어요. 태풍이 지나가...
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