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30
에디터님께서 이미 고르셨지만, 전 다시 한 번 한강 작가님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골라 봅니다.
여러번 읽은 책인데, 다시 펼 때마다 신형철 평론가님의 추천사에 공감합니다.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너덜너덜해질 각오를 해야 하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왜 자꾸 읽게 되는지.
여러번 읽은 책인데, 다시 펼 때마다 신형철 평론가님의 추천사에 공감합니다.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너덜너덜해질 각오를 해야 하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왜 자꾸 읽게 되는지.
"어떤 소재는 그것을 택하는 일 자체가 작가 자신의 표현 역량을 시험대에 올리는 일일 수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80년 5월 광주’는 여전히 그러할 뿐 아니라 가장 그러한 소재다. 다만 이제 더 절실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응징과 복권의 서사이기보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일 것인데, 이를 통해 한국문학의 인간학적 깊이가 심화될 여지는 아직 많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이 소설은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말들을 대신 전하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이 자기파괴를 각오할 때만 도달할 수 있는 인간 존엄의 위대한 증거를 찾아내는데,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동시에 감행하는, 파울 첼란과 쁘리모 레비가 함께 쓴 것 같은 문장들은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 5월 광주에 대한 소설이라면 이미 나올 ...
@박윤경님. 댓글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원글 덕택에 저도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뒤적이게 됩니다. 보통은 대선즈음되면 반대여야 하는데, 부쩍 현실정치에 대한 효능감이 떨어지는 요즈음이네요ㅠ
"폭력이 거대하게 삶을 짓누르더라도, 우리는 폭력을 끝내 응시해야 한다" 완전 기억하고 싶은, 기억해야 할 것 같은 문장이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너무 혼란스러운 요즈음엔 더더욱요ㅜㅜ
"폭력이 거대하게 삶을 짓누르더라도, 우리는 폭력을 끝내 응시해야 한다" 완전 기억하고 싶은, 기억해야 할 것 같은 문장이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너무 혼란스러운 요즈음엔 더더욱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