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피드에 길고양이 사진이 떴다. 내가 팔로우하는 어느 에세이 작가가 포스팅한 사진이었다. 그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에 분개한다는 요지의 짤막한 글을 같이 올렸다. 안내방송은 단지 내에서 고양이를 보고 놀라는 사람이 있으며 배설물 냄새가 나니 길고양이 밥을 주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이에 대해 끔찍하다는 표현까지 썼다. "어떻게 다른 것, 싫은 것, 불편한 것은 이렇게 쉽게 제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40개 남짓한 댓글들은 전부 그 작가의 입장을 옹호하고 덩달아 분노하는 입장이었다. 어이가 없다, 무서운 세상이다, 길고양이가 없어지면 쥐가 들끓을 것이다, 인간이 더 나쁘고 이기적이다……. 몰래 밥을 주라고 권하는 댓글도 제법 있었다. 그녀는 5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길고양이들을 모조리 굶겨죽일 수는 없다고 했다. 아마 그녀는 관리사무소의 통보를 무시하고 캣맘 역할을 계속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교 철학을 공부하면서 자연을 지키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스님들을 비롯해 꽤 많은 요가 수행자들이나 명상가들 또한 채식을 하는 듯했다. 나는 비건이 펴낸 산문집 두 권을 밀리의서재에서 다운로드하였다. 내가 궁금해하는 생활방식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취지였다. 그런데 비건의 에세이를 읽으려는 시도는 책 초반부에서 수포로 돌아갔다. 도저히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었다. 저자들이 쓰는 문장 한마디 한마디가 불편했다. 내가 개중에서 편협하게 서술된 책만 골랐는지는 모르겠으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