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2022년 돌아보기
2022/11/14
이제 2022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떠오를 때면, 설렘과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곤 한다. '내가 올해 뭐했지?' 하는 허탈함을 경험하곤 하는데, 사실 무언가 해야 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저 하루를 열심히 살고, 좋은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잘 살아낸 것이지만 그런 것들은 한 해를 돌아볼 때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어떤 것을 성취했거나 나에게 큰 의미가 있거나 돈을 많이 벌었거나 하는 굵직한 사건만을 좇다 보면 행복의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평소 행복은 '크기'보다는 '빈도'라는 격언을 믿고 있는데, 사소한 행복이라도 매일 느끼고자 노력하는 것이 삶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 나에게는 꽤나 굵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사이사이에 행복한 일들도 꾸준히 발생을 했다. 2022년은 나에게 그래도 행복했던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어떤 행복한 일들이 있었는지 적어보고자 한다.
1. 2022년 2월 23일 오전 9시 21분
아들이 태어났다. 그와 동시에 진짜로 아빠가 됐다. 와이프가 열 달 동안 건강을 희생하면서 출산을 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임신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돼 신체적, 심리적 고통 속에서 아들을 낳았다. 아들이 나오는 순간 '뿌앵!'하고 우는 소리만 듣고 다시 잠에 빠졌다는 와이프의 말이 아직도 선명하다. 2.8kg로 작게 태어나 온 가족의 걱정을 받았지만, 현재는 너무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밥도 잘 먹고, 먹은 만큼 싸고, 잠은... 좀 아직 안 자서 우리를 피곤하게 하지만 그래도 건강하면 됐다, 하고 자기 위안 중이다. 아들이 태어나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아직도 그 고민은 하면서 살고 있다. 아직 말도 못 하는 아들이지만, 내가 하는 행동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도리도리', '잼잼', '몸 옆으로 기울이기', '눈 깜빡깜빡' 하기 등 따라 하는 행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