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와 소인, 그분과 그분 - <성종, 군주의 자격을 묻다>를 읽고
2023/01/08
#산하의오책 – 군자 소인 논쟁의 DNA
- <성종, 군주의 자격을 묻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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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에해 해 으해으해 으허허 쫓고 싶은 인물은 너무 너무 많은데 이내 다리가 너무 너무 짧고....” 송창식의 <가나다라> 노래 중 일부다. 꽤 오랫 동안 역사 공부의 시작은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우는 것이었다. 그런데 ‘태혜정광경성목’을 읊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무슨 염불이냐고 할 것이다. 고려 왕들의 계보다. 사람들이 고려사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만큼 조선 왕조가 우리와 가깝고, 오늘날 우리가 사는 문화와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의 뼈대는 조선왕조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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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왕들의 지명도(?)는 대개 사극 드라마나 영화에 의해 결정된다.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 단종애사의 단종과 그 잔인한 숙부 세조, 폭군 연산과 문정왕후의 남편 중종, 윤원형과 정난정 시대의 중종, 임진왜란 소재 콘텐츠에서 빠질 수 없는 선조, 어려서 영민했지만 장성해서는 많이 망가진, 그래서 영화 <광해>처럼 아예 두 사람으로 설정되는 이중적 캐릭터의 광해군, 삼전도의 굴욕의 인조, 사실과는 달리 안방 극장 최고의 찌질남으로 묘사되는 장희빈 남편 숙종, 사도세자의 비극을 낳은 영조와 그 손자 정조 등등은 끊임없이 사극에 소환을 거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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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는 왕들도 있다. 왕이 된 뒤의 효종과 그 아들 현종은 드라마에서 부각된 적이 별로 없다. 현종은 한반도가 겪은 미증유의 재난 경신대기근을 치러낸 왕으로서 <킹덤> 같은 좀비물의 배경이 될만도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의 주역이 된 적 없고, 홍경래의 난을 경험한 순조도 그렇다. 하나 더 들자면 조선 9대 왕 성종이다. 원래 왕이 되기 어려운 처지였지만 정치적 역학 관계 속에서 열 두 살에 왕위에 올라 25년이라는 적잖은 세월을 보낸 왕이지만 뜻밖에도 대중적 인지도는 적다. 연산군 엄마에게 사약을 내린 사람이라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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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역사 출...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전 파벌 만들어지는 문제는 솔직히 포기했음. 그건 인간의 생리현상에 가깝다고 보는 주의라 다만 파벌이 조직에 해로우니 관리자 입장이라면 조율하기 위해 늘 애를 써야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그런 것을 몹시 귀찮아 함. 균형을 위한 견제의 노력 농부가 매일 같이 밭을 가는 듯환 그런 습관이 필요하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