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주쳤던 것은 무엇이었나

석이랑 · 반가워요. 이랑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2022/04/03
모르겠다

나는
적당량의 외로움과
낯선 곳에서야 비로소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가끔씩의 독서와 그에 수반되는 생각들 - 즉 터무니없는 망상과
게으르면서도 건강하고픈 모순적인 욕망과

술과
어떨 때의 커피 한 모금,

맑은 날씨와
갖가지 겹쳐진 아름다운 소음들과
늘 평온하고자 애쓰는 마음과

그리고,
나의 가족을 사랑한다

무엇을 마주쳤는지는 설명하기에 마땅치않다

나는 관대함을 보았고 치졸함과 마주쳤다
사소한 것이 얼마나 거대해질 수 있는지
티끌이 된 후에야 깨닫기도 했다

깨달음은 또 어찌나 연약한지
모욕과 상처 앞에선 여지없이 그 모습을 감추었고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것도 많았다

나는 망각하고 그래서 의식의 흐름 속에 표류한다

표류하는 나는 무엇을 설명하기에 소질이 없고
한참을 생각하다 결국 모르겠다로 귀결되었다

그렇지만
그냥 모르겠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된다. 토닥여 위로하고 다시 나아가면 된다. 진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21
팔로워 7
팔로잉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