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의 시대, 내 고향은 어디에?

장혜원 · 보통 사람
2021/10/06
영화 '리틀 포레스트' 보셨나요? 소소한 힐링으로 평점, 인기 둘 다 챙긴 영화죠. 근데 전 영화 보면서 남들 힐링할 때 엉뚱한 의문을 갖게 되더라고요. 나는, 저 주인공처럼 삶에 지쳤을 때 돌아갈 '고향'이 있나? 

제 반려에게, 혹은 제 자식에게 "내가 이 곳에서 자랐어~!" 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지 뭡니까. 제가 살았던 동네들이 재개발로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내가 태어났다는 산부인과 병원은 없어진 지 오래고요. 아장아장 걸을 때까지 살았다는 신내동 할머니 한옥집은 동네 자체가 없어졌대요. 그리고 유치원 때부터 첫 입사한 해까지 20년 넘게 살았던 아파트단지는 한창 재개발 중이라 지금 공터가 되어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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