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풋살대회 데뷔전 (下) : 5화

원은지
원은지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3/05/27
풋살을 시작한 계기풋살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나 : prologue
축구랑 풋살, 어떻게 다른지? ➷ 축구는 공을 차는거고, 풋살은 공을 미는거야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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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드리블은 잘 하나? ➷ 드리블, 특이점이 왔다 : 3화
 아마추어 풋살대회 데뷔전 (上) : 4화


alookso 유두호


두 번째 경기는 시작한 지 3분 만에 실점했다. 그 뒤로도 골키퍼 언니가 골문을 두드리는 공을 몇 번이고 막아냈다. ‘이 공은 내가 낳았다!’는 느낌으로 땅 위의 공을 격하게 끌어안으며 막아내는 모습이 든든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아마 몸을 날리는 골키퍼는 온몸이 아플 거다. 우리 언니 무릎 다치면 어떡하나, 원래는 공격수인데… “골키퍼 나이스!” 외치는 걸로 함께 아파했다.

그러니까 제발, “올라가!”. 벤치에서 지켜보던 우리 팀은 3초에 한 번씩 간절하게 올라가라고 외쳤다. 공을 가지고 상대 골대 쪽으로 올라가라고 말이다. 우리 골대 앞에서만 선수들이 빙빙 돌았다. 골키퍼가 이렇게 바쁜 팀은 없겠다고 생각하는데 웃기면서도, 불안했다. 각자의 포지션이 다들 어색해서 그런 건지, 수비는 내내 뚫려있었다.

경기 시작 후 8분이 지나는 동안 3명의 선발 선수를 교체했다. 나는 언제 들어갈 수 있을까 싶어 발목을 휘휘 돌렸다. 드디어 감독 언니가 나를 불렀다. “은지, 이제 이번 텀만 끝나면 교체하자”. 공만 보고 쫓아가는 버릇이 나오면, 또 우리 팀 동선이 꼬일 수 있었기에 ‘침착하자, 조급해하지 마’ 되뇌었다. 첫 경기에서 포지션 숙지가 덜 되어 실수한 게 계속 마음에 걸렸었다.

‘구장 안에서 소통해야 한다!’ 직전 경기에서 깨달았기에, 귀를 쫑긋 열고 구장으로 들어갔다. 귀를 가리는 어느 무엇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짧은 기장 때문에 잘 안 묶이는 머리카락을 박박 긁어 올려 묵었다. 상대편 골대 앞쪽으로 공을 드리블해서 어찌어찌 도착했는데, 우리 팀이 내 주위에 없었다. 받아주러 온 팀원도 없었거니와, 나 역시 공만 보고 뛰느라 우리 팀 위치 파악을 못 했다. 달려와서 공을 받아달라고 우리 팀을 부를 여유도 없었고. 

그때 “여유!”(상대팀 실력 별거 없으니까 여유를 가지라는 뜻으로 들렸다)라고 외치는 상대편 코치의 말이 귀에 꽂혔다. 
원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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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 성착취 활동가 추적단불꽃 단, alookso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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